"디지털·ICT 사외이사 후보군 늘려야"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주요 금융지주들이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독립성 등을 강화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아직 사외이사에 대한 외부평가가 도입되지 않아 평가 객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디지털과 보안 이슈에 대응해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지주는 사외이사에 대해 외부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중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때 주요 판단 요소로 활용된다. 또한 사외이사가 임기 중 업무를 적절히 수행했는지 평가하는 지표인 만큼, 외부평가 도입이 조속히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외이사 평가 작업에 객관성과 공정성이 갖춰져 있다면 중임 판단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단순하게 내부평가나 동료평가 등으로 구성된 평가표는 일괄 '우수', '매우 우수'로 평가받아 사실상 평가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KB금융은 "사외이사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할 공신력 있는 외부 평가기관이 없다"며 "내부 자료의 유출 가능성 등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향후 이사회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외부 평가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KB금융은 사외이사 평가에 내부평가, 동료평가, 종합평가 등을 실시하고 있다.
신한지주는 사외이사에 대해 외부평가를 실시하고 있진 않다. 대신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평가 프로세스를 외부전문기관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이사회나 위원회, 사외이사 등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한 외부 평가의 도입은 이사회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지주는 지난 2024년부터 사외이사 평가 비중을 변경했다. 기존에 30% 수준으로 반영되던 자기평가 비중을 삭제하고 동료평가 비중을 기존 60%에서 90%로 높였다.
하나금융은 외부전문기관인 대신경제연구소를 통해 사외이사에 대한 활동을 평가하고 있다. 다만, 평가 주체는 사외이사 본인과 동료 사외이사, 지원부서 담당 임원과 이사회사무국장 등으로 한정돼 있다.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전자 설문지로 문항별 평가가 이뤄진 뒤 추후 이를 대신경제연구소가 분석하는 식이다.
반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부터 사외이사 평가체계를 대폭 개편한 점이 눈에 띈다.
우리금융은 외부 자문기관의 사외이사 평가 비중을 늘렸다는 점이 여타 금융지주와 차별화된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4년까지는 사외이사의 동료평가 비중이 80%로 높았지만, 이를 40%로 낮췄다. 그러면서 외부평가기관 평가 비중 30%, 지원부서 평가 10%를 추가해 사외이사의 평가 객관성을 강화했다.
우리금융은 단순 설문조사 형식에서 나아가 인터뷰 방식으로 본인평가와 동료평가도 진행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배구조 모범관행 반영과 평가의 독립성·객관성 제고를 위해 외부평가기관을 통해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며 "외부 평가기관 선정 시 사외이사로부터 독립성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고, 외부평가기관은 평가 30% 참여, 평가 피드백 제공 등 평가 업무의 전체를 주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사외이사 후보군의 다양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의 디지털사업 강화와 보안 이슈에 대한 대비, 대응 측면에서 디지털과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 후보군 비중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작년 말 기준 디지털·ICT 분야 사외이사 후보군이 9.5%(21명)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KB금융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디지털·IT 관련 사외이사 후보군 비중이 10.6%(15명) 수준을 보였다.
반면 신한지주는 3차 사외이사 후보군 결의 기준 디지털·ICT 분야 후보군이 18.5%(33명)를 차지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0%(20명) 수준을 보인다.
전체 사외이사 후보군의 규모가 상이한 부분이 있지만, 디지털·ICT 전문가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평가다.
사외이사 후보군 추천현황에 주주 추천경로가 낮은 점도 지적 사항으로 꼽힌다.
우리금융지주는 주주 추천 사외이사 후보군 수가 작년 7명으로 직전 연도 6명 대비 1명 늘었다.
신한지주는 추천경로가 주주에 해당하는 사외이사 후보군 수가 1명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은 주주 추천 사외이사 후보군이 0명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은 추천 경로별 인원을 연차보고서상 세부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추천경로를 주주 및 서치펌으로 합산해서 나타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사외이사에 대한 객관적인 외부평가가 갖춰지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며 "주주추천 경로의 사외이사 후보는 1년에 몇 건밖에 접수되지 않는 실정이라 실질 비중을 어떻게 늘릴지는 고민해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각 금융지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mhan@yna.co.kr
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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