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TF와 맞물려…보상체계도 장기성과 중심 재편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주요 금융지주 수장들의 지난해 보수가 공시된 가운데 성과보수(장·단기 성과급)가 전체 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연봉보다는 성과급 반영 규모에 따라 보수 총액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가 자리 잡은 모습이다.
여기에 금융지주들은 경영진 보상체계를 장기성과 중심으로 설계하고 보상 환수(클로백) 장치를 강화하는 등 보수체계 전반을 장기 기업가치와 연계하는 방향으로 재편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 논의와도 맞물린 흐름으로 평가된다.
◇금융지주 수장 보수, 성과급 비중 커져
6일 각 금융지주사가 공시한 지배구조 및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 회장 보수는 성과보수 반영 여부에 따라 규모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성과보상액 9억9천만원을 포함해 총 18억9천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성과보수액 4억원을 포함해 총 13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주요 금융지주 수장들의 보수 구조에서 고정급보다 성과급이 총액을 결정짓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이 재차 확인된 셈이다.
다만 금융지주별 공시 방식이 서로 달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일부 금융지주는 회장 개인 보수를 공시하는 반면, 다른 금융지주는 등기임원 전체 보수 총액을 공시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는 회장 개인이 아닌 임종룡 회장과 사외이사를 포함한 등기임원 보수 총액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등기임원 보수 총액은 성과보상액 3억3천만원을 포함해 17억5천만원이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함영주 회장과 이승열·강성묵 부회장 등 사내이사 3인의 보수 총액을 공시했다. 이들 3인의 보수 총액은 성과보수액 13억8천만원을 포함해 28억8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방 금융지주에서는 성과보수 반영이 더욱 두드러졌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보수총액(성과보수 제외) 8억원에 성과보수액 29억8천만원이 더해져 총 37억8천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성과보수액이 기본 보수를 크게 웃돌며 전체 보수 규모를 좌우하는 구조가 나타났다.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은 보수총액 7억1천만원과 성과보수액 2억5천만원을 합해 총 9억6천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장기성과 연동·환수 강화…보상체계도 변화
금융지주들이 공시한 보수체계를 보면 경영진 성과보수의 상당 부분을 장기성과와 연동하고 일정 기간 이연 지급하는 구조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지주는 경영진 성과보수를 연간성과급과 장기성과급으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일반 임원의 경우 전체 성과보수 중 장기성과급 비중을 50% 이상, 최고경영진은 60% 이상으로 설정했다. 장기성과급은 부여 이후 4년간의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지급되며 지급 시점의 주가가 반영된다.
KB금융지주도 성과보상의 40~60%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제한주식 형태로 전환해 최소 3년 이상 이연 지급하고 있다.
특히 최고경영자의 경우 다른 경영진보다 성과평가 기간과 이연 기간을 더 길게 설정해 장기 성과와의 연계를 강화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장기성과급을 3년간의 경영성과 평가를 반영해 산정한 뒤 일정 유보기간을 거쳐 지급하도록 설계했으며, 우리금융지주 역시 장기성과급의 최종 지급 규모를 4년간 평균 성과와 지급 시점의 주가에 연동하는 구조를 적용하고 있다.
보상 환수 장치도 마련돼 있다.
금융지주들은 법률 위반이나 비윤리적 행위, 회사 손실 발생 등 일정 사유가 발생할 경우 이연된 성과보수나 이미 지급된 보수를 환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감독당국의 중징계나 회사 손실 발생 시 성과보수 환수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KB금융도 법률 위반이나 손실 발생 등의 경우 보상액을 조정하거나 환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나금융 역시 법률 위반이나 업무상 중과실, 비윤리 행위 등이 발생하면 이연된 보수를 환수할 수 있도록 했다.
리스크 관리 기능의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설계도 반영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리스크관리·준법감시·감사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의 경우 재무성과와 연동되지 않는 별도의 성과지표를 적용해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금융지주 경영진 보상이 단기 실적보다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리스크 관리 책임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면서 금융지주들도 보상체계를 장기성과 중심으로 설계하고 내부통제 책임을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촬영 이세원]
sgyoon@yna.co.kr
윤슬기
sg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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