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 ○…'TSR(총주주수익률) 35%'
현대차[005380]가 지난 2024년부터 내세우고 있는 주주 환원 목표치다. TSR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흔히 쓰이는 주주가치 지표다.
너도나도 주주 환원을 외치는 코스피 6천 시대, 특별한 것 없어 보이는 구호에는 독특한 지점이 하나 있다.
현대차의 'TSR'이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정의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TSR을 배당액과 자사주 매입·소각액을 더해 지배주주 귀속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라고 제시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통상 TSR은 '주주가 가져가는 총 수익'이라는 뜻에 부합하게, 주가 상승분에 배당 수익을 더한 단순한 주주 수익률로 사용된다.
한국거래소 기준과도 다르다. 거래소는 기업가치 제고를 판단할 때 '본래의 TSR'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때에도 본래의 공식이 아닌 자체 정의한 TSR을 기준으로 각자 목표를 제시 중이다.
거래소 기업공시 채널(KIND)에 따르면 현대차의 실제 연 TSR은 2024년 기준 10% 내외다.
용어의 정의를 바꿔 쓰고 있다 보니, 자칫 투자자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그룹 국내 상장사 전체가 이 기준을 목표로 쓰고 있다.
현대차 측은 혼선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지만, 그동안 투자자가 원했던 자사주 매입·소각 의지를 강조하기 위함이라는 입장이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인포그래픽]
문제는 단순한 용어 혼선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차가 TSR로 부르는 이 지표는 사실 한국 기업 IR에서 흔히 사용하는 '주주환원율'에 가깝다. 한국 기업들이 주주 환원 목표를 제시할 때 자주 활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 자본시장에선 "잘 쓰이지 않는 지표"라는 것이 금융시장의 이야기다.
자사주 매입 자체는 주주환원의 간접적 수단일 뿐, 매입 가격이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높다면 오히려 남아 있는 주주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자사주 매입이 주당 내재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이뤄지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에 응해 주식을 팔고 나가는 주주는 이익을 보겠지만, 남아 있는 주주는 기업의 실제 가치보다 많은 현금이 회사에서 빠져나가며 손해를 볼 수 있다.
주주가치 제고의 대상은 남아있는 주주가 기준이 돼야 한다. 자사주 매입을 주주 환원에 바로 대입할 수 없는 이유다.
물론 그동안 현금을 쌓아두고 주주 환원에 극도로 소홀해 온 한국 기업에 어느 정도의 의미를 가질 순 있겠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은 "TSR을 사용할 거면 자의적으로 변경하지 않고 공식대로 쓰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물론 한국에서 쓰이는 주주환원율 자체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주 매입이 포함된 주주환원율은 매입 가격이 내재가치보다 높다면 그 수치가 커질수록 오히려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주주에 우호적인 자사주 매입이었다면 주가에도 상승으로 반영됐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평가할 때, 주주에게 직접 현금이 돌아가는 배당과 주가만을 반영하는 TSR이 주로 쓰이는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인도 증시에 별도 상장된 현대차 인도 법인부터가 그렇다. 현대차 인도 법인은 '혼선의 TSR'이 아닌 배당 성향을 주주 환원 목표로 사용하고 있다. (산업부 윤은별 기자)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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