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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영향점검] 관세 맞은 車·철강, 에픽 퓨리에 또 원가 부담 울분

26.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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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표현했던 '관세'라는 단어는 국내 자동차·철강 산업에 비수가 됐다. 두 산업에서 국내 기업들이 우월적 지위를 갖지 못한 탓에 비용으로 떠안으며 수익성이 훼손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퍼부은 '에픽 퓨리(서사적 분노)'로 국내 자동차·철강 산업에 울분까지 더해졌다. 국제유가를 급하게 끌어올려 또 원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어서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불안까지 겹악재에 시달릴 처지다.

◇ 고유가로 공급망·물류·수요 동시 타격받을 수도

7일 현대차[005380]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 증감 요인 중 관세는 마이너스(-) 4조1천1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아[000270]는 이 비용으로 3조930억원을 지불했다. 이외 한국GM이나 현대모비스[012330] 등 다양한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치러야 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인포그래픽]

트럼프 2기 정부는 취임부터 관세로 현대차·기아에 모두 어닝쇼크를 안겼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들의 합산 이자·법인세 차감 전 조정 영업이익(EBIT)이 지난 2024년 9.7%에서 작년에 6.3%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작년 11월에 한-미 정상 간 합의로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관세율이 15%로 내려갔지만, 현대차·기아는 인하 적용 전 재고를 활용해 이 효과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

연초부터 역대급 미국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수익성 회복을 노리는 와중에 미국-이란 전쟁이 터졌다. 전쟁이 장기화하면 영업이익이 더 깎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특히 고유가가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유가가 급하게 오르면 운송비와 원재료 가격이 함께 뛸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수직계열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완전히 피해 가긴 어렵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물동량이 70% 급감하면서 일부 부품은 리드타임이 10일 이상 지연되는 등 생산 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플레이션이 확산하면 신차 판매에도 부정적이다.

다만, 위기를 바꿀 기회를 충분히 찾을 만하다는 의견이 뒤따른다. 국가적으로 탄소 저감을 위해 전기차 판매를 장려하는 만큼, 대체 수요가 생길 수 있다는 논리다. 더불어 미국에서 점유율 확대도 노려볼 만한 것으로 진단됐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미국 자동차 대기수요는 가격·금리에 민감한 소비자로 형성돼 있다"며 "유가 부담으로 현대차그룹의 산업 대비 높은 가격 매력도가 부각될 것이고 연비가 높은 하이브리드 차량(HEV) 수요가 확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달러-원 환율 상승은 영업이익 증익 효과가 있고 실적 영향은 제한적인 가운데 주가를 견인한 것은 로보틱스와 자율주행"이라고 덧붙였다.

◇ 내수 부진해 활로 찾기 어려운 철강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서 서로 수입을 막는 대표적 품목이 철강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에 50% 관세를 매기고 있고, 유럽 등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철강 기업들은 수출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건설경기 부진에 값싼 중국산이 밀려 들어와 국내에는 팔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005490]은 고부가 제품으로 승부 중이고, 그룹 모빌리티 생태계 안에 있는 현대제철[004020]은 미국 전기로 제철소로 전환 국면을 꾀하고 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인포그래픽]

업황 회복과 차별화가 본궤도에 오르기 전에 닥친 이란 전쟁 이슈는 전력·물류에 동반 타격을 줄 수 있다. 철강 생산 원가에서 전력비는 약 10%를 차지한다. 유가뿐만 아니라 원자재 가격이 동반 상승해 자원 빈국의 설움을 떠안아야 한다. 환율까지 오르면 철광석 수입에도 부담이 더해진다.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오는지도 철강 산업의 관심사다. 대규모 설비를 계속 운영해야 하는 특성상 꾸준한 안정적 수요가 깨지면 이를 타개하기가 어렵다.

삼일회계법인은 "철강 기업들은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는 압력과 장기 공급 계약을 재협상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가격 리스크를 반영한 공정 혁신 및 탈탄소 투자를 가속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기 피어오르는 이란 테헤란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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