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과거 주요 지정학적 사건 발생 뒤 한달 내 회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이번 사태와 가장 유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할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코스피는 최근 유례 없는 급등락을 보였는데, 전문가는 이러한 증시 변동성을 유가 변수와 구분해 증시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전쟁 자체보다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8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코스피는 중동 사태 여파로 지난 3~4일 이틀 동안 약 18% 급락했다가 5일에는 개인 투자자 매수세에 힘입어 9.63% 급등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과거 주요 지정학적 사건과 비교하면 이번 증시 변동성은 이례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00년대 이후 '이란 사태'와 비교할 수 있는 사건으로는 ▲2001년 9·11 테러 ▲2003년 이라크 전쟁 ▲2020년 이란 솔레이마니 사망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이 꼽힌다.
9·11 테러를 제외하고 이들 사건 당시 코스피의 변동 폭은 대부분 ±3% 안팎에 그쳤다. 실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코스피는 2.6% 하락했고, 2020년 이란 솔레이마니 사망 당시에도 1% 미만 하락에 그쳤다. 2023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때도 낙폭은 0.3% 수준이었다.
반면 2001년 9·11 테러 당시 코스피는 다음 거래일 12.02% 급락하며, 최근 중동 사태로 나타난 코스피 급등락과 비슷한 변동성을 보였다.
다만 대부분의 지정학적 사건에서 증시는 단기 충격 이후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9·11 테러 이후 코스피는 한 달 만에 8.74% 상승했고,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에도 사건 직후 1.29% 상승한 뒤 한 달 뒤에는 7.97% 상승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당일 2.6% 하락했지만 한 달 후에는 3.14% 상승하며 반등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전쟁 이벤트보다 유가를 변수로 놓고 증시를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쟁 자체는 주식시장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 경우가 많지 않았다"며 "다만 유가 상승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물가와 환율 등 실물 경제로 충격이 확산되면서 증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점에서 이번 사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례와 가장 유사하다"며 "당시에도 국제유가 급등과 함께 증시 조정이 한 달 이상 이어졌던 만큼 결국 관건은 고유가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라고 설명했다.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 이상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국내 증시 역시 에너지 가격 상승 부담 속에 조정 흐름이 이어졌다.
지난 6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9.89달러(12.21%) 폭등한 배럴당 90.90달러에 마감했다. 52주 신고가인 데다 2023년 9월 28일 이후 최고치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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