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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상단 아니면 2천억원대 풋옵션…배수진 친 채비 IPO

2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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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은 돼야 주주 간 계약상 '적격상장' 조건 충족

불발 시 투자자 "연복리 15% 금액에 주식 사달라" 요구 가능

채비 "상단 달성 위해 주주와 노력…풋옵션 발동 없을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기업공개(IPO)를 앞둔 모든 기업이 그렇지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자 채비는 공모가 상단 확보가 누구보다 중요하다.

상단에 미달하는 수준에서 공모가가 정해지면 주주 간 계약의 적격상장 조건을 위반하게 돼, 투자자들이 최대주주에게 훨씬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금액으로 주식을 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최대주주가 물어 줘야 할 금액은 2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채비 전기차 급속 충전기

[출처: 채비]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채비의 최대주주인 정민교 대표이사와 재무적 투자자(FI)인 2대 주주 스틱인베스트먼트(26.49%), 3대 주주 KB자산운용(13.72%) 사이에 체결된 주주 간 계약에는 적격상장 조항이 포함돼 있다.

적격상장이란 투자자에게 일정 수익률을 만족하는 기업가치 이상으로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말한다. 채비의 경우 투자자의 주식 매입단가에 연 복리 8%를 적용한 금액 이상으로 공모가가 확정되면 주주 간 계약상 적격상장을 충족하게 된다.

2021년 시리즈B와 2023년 시리즈C 투자 유치에 모두 참여한 스틱인베스트먼트, 시리즈C에만 참여한 KB자산운용의 투자 단가(1만381~1만1천761원)를 고려하면 적격상장을 만족하는 공모가는 주당 약 1만5천원으로 파악됐다. 채비는 희망 공모가 범위로 1만2천300~1만5천300원을 제시했는데, 상단에서 공모가가 정해져야 적격상장에 성공하는 셈이다.

주주 간 계약에 따르면 최종 공모가가 연 복리 8% 기준에 미치지 못할 시 투자자들은 최대주주에게 보유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달라고 요구(풋옵션 행사)할 수 있다. 풋옵션 행사가액은 투자 시점부터 연 복리 15%를 적용한 금액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와 KB자산운용의 투자 원금은 각각 1천100억원, 600억원 안팎이다. 투자 기간과 연 복리 15%를 적용하면 풋옵션 행사대금은 2천억원 중후반대로 추정됐다.

다시 말해 채비가 이번 IPO 과정에서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으로 확정하지 못하면 최대주주는 투자자들에게 최대 2천억원 이상을 치르고 주식을 사와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증권신고서에도 "적격상장 요건 미충족 시 대주주는 단기간 내 상당한 규모의 자금 조달 부담을 질 수 있다"며 "자금 조달 여건과 시장 상황, 재무적 부담 수준에 따라 계약 이행과 관련한 분쟁, 협의 또는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기재됐다.

채비가 투자를 유치한 2021~2023년은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이 팽배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이후 관련 사업에 대한 기대가 꺾이며 현재의 아슬아슬한 상황에 부닥친 것으로 보인다.

[출처: 채비 증권신고서]

일단 최근 공모주 시장 분위기는 우호적이다. 지난해 9월 이래로 IPO를 추진한 기업들은 공모 규모가 5천억원으로 컸던 케이뱅크[279570]를 제외하면 모두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 이상에서 확정했다.

증시 변동성이 크긴 하지만 전반적인 증시 레벨이 과거 대비 크게 올라간 점도 긍정적이다.

또 채비는 이번에 신주 모집 100%로 공모 구조를 시장 친화적으로 설정했다. 국내 급속 충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데다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채비 관계자는 "이번 상장 승인은 주주가 채비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상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덕분에 이루어낸 성과"라며 "약 2년에 걸친 준비 기간 동안 주주와 채비가 사전 동의를 염두에 두고 한마음으로 협력해온 만큼 이러한 상황에서 풋옵션이 발동되거나 상장이 철회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도 이번 상장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상단 공모가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모가 상단 기준 이번 IPO의 공모 금액은 1천530억원, 시가총액은 7천297억원이다. 수요예측은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진행한다. 공동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016360]과 KB증권이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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