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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0달러 돌파] 단독 방출 없었던 비축유…선제 대처 어려운 이유

2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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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차례 모두 국제공조 속 진행…자칫 시장에 잘못된 신호 줄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원유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업계의 급작스러운 가격 동조화로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의 긴급한 대처에 비축유 방출 키워드가 일찌감치 올랐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나 미국 등과 협의했던 사례가 대부분이다. 선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지난 1980년대 석유 비축 사업을 시작한 이래 전략비축유를 방출한 사례는 총 5차례다. 가장 최근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다. IEA 회원국들이 함께 물량을 내놓기로 하면서 우리나라가 동참했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인포그래픽]

이외 1991년 걸프전, 2005년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 2011년 리비아 사태까지 모두 IEA가 국제 공조를 주도했다.

우리나라 비축유 방출 역사 중 IEA가 나서지 않은 때는 2022년 글로벌 고유가 대응 협력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절정에 달했을 때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심각했다. IEA는 공식으로 '비상 상황'을 선포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요청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인도, 영국 등이 모아둔 석유를 풀었다.

우리나라 혼자 비축유를 내놓기에 어려운 이유는 이 카드의 성격과 시장에 주는 시그널 때문으로 분석됐다. 비축유는 단순한 가격 조절용이 아닌 '에너지 안보'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쿠웨이트나 아랍에미리트(UAE)를 통해 원유를 들여오면서 중동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확보한 쿠웨이트산 200만배럴 등 우선구매권이 확보된 공동비축 물량이 수급의 1차 방어선 역할을 할 전망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중동 상황 대응본부 회의'(국내 석유 시장 점검)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정부 비축유나 민간 비축유 방출 부분들이 지금 임박했다는 표현은 조금 성급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IEA 회원국으로서 국제 규범을 준수해야 하는 측면도 크다. 국제적 합의 없이 단독으로 방출할 경우, 향후 실제 위기 상황에서 국제 사회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축유 방출은 글로벌 시장에 주는 신호가 워낙 강하다"며 "100% 원유 수입국으로서 가격 협상력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산업부는 비상 상황을 대비해 대체 원유 수입선 확보, 해외 생산분 도입 등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단계별 비축유 세부 방출계획을 수립해 수급 위기 악화 시 즉시 방출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는 정부 비축량과 민간 비축량을 합해 국제에너지기구(IEA) 권고기준인 90일분을 웃도는 수개월 분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폭격을 당한 이란 샤흐런 석유저장소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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