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중동 지역의 갈등 심화가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는 가운데,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운용은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닛케이아시아는 9일 "이란 분쟁이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등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조는 무역 성장과 기술 부문의 호황, 그리고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인플레이션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됐다.
닛케이아시아는 "관세 정국 이후의 전반적인 완화적 환경에 힘입어 많은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2026년 중 금리 인하를 중단하거나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 급등이 이런 전망에 불확실성을 불어넣었다는 지적이다.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은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높이지만, 결국 가계의 실질 소득을 감소시켜 민간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어서다.
SMBC닛코증권의 오쿠무라 아타루 수석 금리 전략가는 중앙은행들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것인지, 아니면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를 내릴 것인지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 엇갈리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보스턴 소재 자산운용사인 루미스 세일즈의 데이비드 롤리 글로벌 채권 공동 책임자는 "장기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은 공급 충격에 해당한다"며 "이는 중앙은행들에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인데, 금리는 수요를 조절할 수는 있어도 공급을 관리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의 로이드 찬 수석 통화 분석가는 "전력 생산에서 천연가스 비중이 높은 한국과 대만이 특히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면서 한국은행과 대만중앙은행 모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닛케이아시아는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유일하게 금리 인상 주기를 이어가고 있는 일본은행(BOJ)이 이번 사태의 영향을 평가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MUFG증권의 야마구치 다케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일본 경제가 단기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과 유사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BOJ가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작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동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현재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는 BOJ의 6월 금리 인상이 더 뒤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8888)
mjlee@yna.co.kr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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