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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 몰린 빚투] 이란사태 전 오히려 늘었던 미수·신용융자 폭탄 째깍째깍

2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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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기·중기 레버리지 투자 모두 역대 최대…미수는 이미 반대매매 급증

33조 신용거래 촉각…5,000~5,200 유입 2.55조 본격 손실 영역 진입

증시자금동향

출처: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중동 사태로 유가증권시장이 사상 초유의 변동성을 보이자 '초단기 빚투'에 나선 투자자가 궁지에 내몰리고 있다.

중기적 레버리지인 신용잔고도 역대 최대인 가운데 시장은 연쇄적인 청산이 발생할 레벨을 눈여겨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스피 5,000~5,200선에서 설정된 2조5천500억원 가량의 신용잔고가 본격적인 손실 영역에 진입한 만큼, 이 물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수 반대매매 현실로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2조1천487억9천100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미국과 이란 전쟁 전인 1조526억1천600만 원보다 두 배 이상 불어났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2거래일 안에 돈을 갚는 '초단기 빚투' 거래다. 위탁매매 미수금이 전쟁 우려에도 급증한 것은 코스피 폭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여기는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만약 투자자가 미수금을 갚지 못하면 주식을 강제로 파는 반대매매가 진행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금액은 776억8천400만 원이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6.5%에 달한다. 평소 0.5~1.5% 수준을 나타내는 이 비중이 치솟았는데, 이는 곧손실을 본 레버리지 투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문제는 반대매매가 반대매매를 부른다는 점이다. 지난 2023년 10월 19일, 투자자가 주가 하락 속에서 제때 대금을 치르지 못하자 반대매매 금액이 5천억 원을 웃돌았고,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이 69%에 이르렀다. 2023년 10월 17일에 10.2%였던 이 비중이 하루 만에 53.5%로 치솟는 등 반대매매로 인한 주가 하락이 또 다른 반대매매를 부르는 장세가 나타났다.

◇신용융자도 안심 못 해…종목 단위 반대매매 이미 진행 중

초단기 빚투의 연쇄 청산이 중기 차입거래인 신용거래융자도 흔들 수 있다. 지난 5일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신용거래융자는 33조6천945억2천100만 원 수준이다.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 33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이다.

신용거래를 활용하는 투자자는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의 140% 이상을 담보로 유지해야 한다. 자기 돈 100만 원과 빌린 돈 100만 원으로 매수한 200만 원짜리 주식이 100만 원으로 떨어질 경우 40만 원을 추가로 납입하는 구조다. 투자자가 증거금 납부 요청에 응하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상 최대 수준까지 상승한 신용잔고는 시차를 두고 반대매매로 돌아올 수 있으며 이는 분명한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5,000~5,200구간을 경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코스피가 이 구간을 지나던 지난 1월 말에서 2월 초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거래융자가 2조5천억 원가량 급증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11월까지 4,000~4,200선에서 급증했던 신용거래융자는 5,000선 이전까지 크게 늘지 않았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을 돌파한 후 상당 기간 횡보한 데다, 고점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커졌기 때문이다. 이 물량은 여전히 수익권이어서 반대 매매 리스크가 크지 않다.

이후 코스피가 정부가 내건 5,000마저 훌쩍 돌파하자 'FOMO'가 정점에 달하면서 빚투가 크게 늘었다. 특히 이때 빚투는 코스피에 집중됐는데,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에 레버리지가 쏠렸을 것으로 분석했다. 만약 코스피가 이 구간을 이탈할 경우 신용거래 투자자가 손실 영역에 진입하게 된다.

코스피를 주도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신용융자가 집중됐다면 반도체주가 하락하면서 연쇄적인 청산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개별 종목 기준으로는 이미 지수 하락폭을 크게 상회하는 20~30%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위주의 낙폭이 커 종목 단위 반대매매는 이미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 종목이 내려가고 지수가 영향을 받으면 지수 반대매매로 인해 추가적인 하락을 경험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코스피 4,000~4,200 구간의 2조5천800억원 물량의 경우 현재 수익권이어서 패닉성 투매가 아닌 한 강제 청산 압력은 낮다고 본다. 이 구간이 시장의 쿠션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다만 시장 심리가 극도로 악화할 경우 이익실현 물량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라고 보고 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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