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끝났다" 탈출 러시 vs "저점 매수 기회"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계좌가 또 음전했다", "(주가) 급락 알람 좀 그만 왔으면 좋겠다", "꽃이 지고 나서야 봄인 줄 알았습니다".
9일 코스피가 또 한 차례 유가 급등 파장으로 급락하면서 개인 투자자가 모인 종목토론방(종토방)에는 탄식이 쏟아졌다. 지난주 이틀(3일과 4일) 급락장을 겪고 하루(5일) 급등세로 분위기가 전환되나 싶었지만 이내 급락장에 충격파가 이어졌다.
하루하루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투자 의견은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양새다. 연초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해온 탓에 투자자가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빚투'(빚내서 투자)를 의미하는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불어난 만큼 투자자들의 주가 상승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27조6천억 원 규모로 시작한 신용거래융자는 지난 5일 33조6천억 원으로 6조 원 넘게 불어났다. 증가율은 21.7%에 달한다.
하지만 중동발 지정학 충돌이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 등 주요국 간 무력 충돌로 격화하면서 장기전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특히 지난해 75.6% 급등한 후 올해도 30% 넘게 뛴 증시가 이번 충격으로 상승 탄력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었다. 투자자들은 "지옥 가겠지. 국장(국내장) 끝났다", "잠시 반등하는 척하다가 들어가면 지하실 구경하는 거다"라며 공포감을 드러냈다.
이에 일부 투자자는 변동성에 취약한 신용거래융자 물량을 두고 "신용은 다 털고 가자 이렇게 된 거"라며 빚투 청산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또 다른 투자자는 방산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투자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여전히 변동성을 틈타 수익을 노리는 모습도 보였다.
반면 과거의 학습 효과를 거론하며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또 반전을 노린다 기다려", "코로나도 버텼는데", "유가가 150달러까진 안 갈 것 같음"이라며 증시 반등을 기다리자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지정학적 이벤트는 과거에도 주가가 우상향하는 과정에서의 일시 조정이기에,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라는 논리다.
빚투 수요는 주춤할지라도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풍부한 유동성은 증시가 조정 국면에서 반등을 믿는 배경이 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5일) 고객 예탁금 규모는 130조8천억 원이다. 지난 4일(132조 원)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연초(89조 원) 이후 1월 말(106조 원), 2월 말(118조 원) 대비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의 유동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지난주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틀 동안 ETF를 중심으로 대규모 환매가 29조5천억 원 넘게 발생한 점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개인들의 매매 방향성이 일시에 바뀔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ybnoh@yna.co.kr
노요빈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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