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통의 실전 가치투자학회
출처:YIG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글로벌 금융중심지 뉴욕 월가는 명문대학교 투자동아리 출신이 꽉 잡고 있다. "학생 금융동아리는 어떻게 월스트리트로 가는 길을 장악했는가?"라는 특집기사가 나올 정도다. 하버드대학교 주식투자동아리인 '블랙 다이아몬드'가 하나의 사례다. 이 동아리 출신은 아폴로·베인캐피털·뱅크오브아메리카·블랙록·시타델 등 최고의 금융기관으로 직행한다. 글로벌 자본시장의 미래세대를 키워내는 산실인 셈이다.
'자본시장 중심으로의 금융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선 여의도. 뛰어난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유입하는 프로그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국내 대학가에서 금융인을 꿈꾸는 학생들이 어떤 훈련을 받는지가 궁금해진 이유다. 연합인포맥스는 10일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 학내 유일의 실전 가치투자학회 YIG(Yonsei Investment Group)를 만났다.
◇졸업생 400명…끈끈한 여의도 네트워크
2003년에 만들어진 YIG는 지난 20여년간 400명가량의 졸업생을 배출해온 명문 동아리다. 가치투자를 탐구하고 실전 투자 경험을 쌓는 게 주된 목적이다. 활동의 초점은 리서치와 운용으로, 대부분의 학생은 졸업 후 금융투자업계 취업을 희망한다.
"주식투자에서 가장 재미를 많이 느꼈어요.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금융투자업계를 희망하게 됐습니다."
YIG 구성원 대부분은 투자를 업으로 삼고 싶은 이유로 '재미'를 꼽았다. 공부로 얻은 투자 아이디어가 적중할 때의 재미, 재무제표를 뜯어보며 분석하는 과정의 재미가 이들의 원동력이다. 동아리 회장인 김우진(계량위험관리 20학번) 학생은 "이슈가 발생하면 아침부터 밤까지 메신저를 통해 끝없이 이야기를 나눈다"며 열정적인 동아리 활동 분위기를 전했다.
끈끈한 선후배 네트워크는 YIG의 자랑이다. 캠퍼스에서 같은 열정을 공유했던 동기와의 인연은 졸업 후에도 이어지고, 선후배 기수 간 모임도 자주 열린다. 특히 매주 열리는 졸업생 초청 세션은 학생들의 진로 설정에 큰 힘이 되어준다.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YIG에서 산업과 기업을 분석하던 일들은 현재 자본시장에서 맡고 있는 업무와 매우 비슷하다"며 "동아리 활동을 통해 예비 금융인으로서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전이 중요"…신촌의 작은 리서치센터 겸 운용사
YIG에서 작성하는 기업분석 리포트는 '투자 근육'을 키워준다. 지난 2025년 2학기에만 12건의 YIG 리포트가 배포됐다. 실제 애널리스트처럼 분석해본 기업은 키움증권·심텍·HD현설건설기계·씨어스테크놀로지·엘엔에프·삼성전기·동방메디컬 등 다양했다. 이 중 30페이지 분량의 반도체 부품업체 심텍 보고서는 240회가량 다운로드되는 등 시장에서 큰 반응을 얻었다.
김우진 학생은 "텔레그램으로도 리포트를 발행하는데, 많은 투자자가 YIG 보고서를 보고 있다"며 "대학생 학회 리포트를 선호하는 투자자가 꽤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그는 "커버할 종목이 많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달리 한 종목에 집중해서 리포트를 쓸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전 펀드운용 경험도 YIG의 자산이다. 졸업생 출자금 등으로 설정된 펀드를 국내주식 담당과 해외주식 담당이 분리해서 운용한다. 김우진 학생은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변동성이 심해져 대응하는 데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으로 쌓은 조사분석과 운용 경험은 취업난을 이겨낼 무기다.
김우진 학생은 "인턴조차 구하기 어려운 게 요새 취업시장"이라면서도 "그나마 학회를 했기 때문에 인턴십 구직 난도가 낮아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일부 학생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서 RA나 인턴으로 근무하며, 학업과 동아리 활동을 병행 중이다. 금융인을 꿈꾸는 김우진 학생은 "YIG 구성원은 우수한 자원이라고 생각한다"며 "금융권에서 많은 취업 기회를 제공해준다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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