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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삼성전자 주주총회 제1-3호 의안에 주목하는 이유

2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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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005930]는 여러모로 다른 회사들에 모범이 돼 왔다. 단순히 시가총액이나 영업실적 같은 숫자가 아니라 기업거버넌스 측면에서도 그렇다.

삼성전자는 최근 5년 연속으로 3월 정기주주총회일 4주 이상 전에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공시했다. 상법이 요구하는 2주보다 훨씬 넉넉하다. 덕분에 주주들은 의안을 충분히 살펴본 뒤 총회장으로 향할 수 있다.

또 최근 5년간 한 번도 주주총회 집중일에 주총을 개최하지 않았다. 보다 많은 주주가 참석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최고경영진이 주총에 직접 나와 허심탄회하게 '주주와의 대화'에 임하는 모습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가운데 13개(87%)를 준수하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 평균(67%)을 웃돌았다.

그런 삼성전자의 올해 정기주총 의안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이 하나 있다. 이사의 임기 조문을 정비하는 제1-3호다.

기존 정관은 이사의 임기를 '3년으로 한다'고 돼 있다. 최소 수십 년 이상 유지돼 온 조항이다. 이것을 이번에 '3년을 초과하지 못한다'로 바꾸자는 것이 삼성전자의 제안이다.

올해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 제1-3호 의안

[출처: 삼성전자 주주총회 소집공고]

이사 임기를 3년 이내에서 유연하게 정할 수 있다면 '시차임기제'를 사용할 수 있다. 이사의 임기를 간격을 두고 분산해 한 번의 집중투표에서 선임할 이사 수를 줄이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9월부터 시행될 집중투표제의 실효성이 약해진다. 특정 이사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집중투표제에서는 선임할 이사 수가 적을수록 일반주주가 지지하는 이사를 선임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국ESG연구소는 지난달 펴낸 '2026년 정기주주총회 프리뷰'에서 "집중투표제 의무화에 대비해 상장사들이 이사의 임기를 인위적으로 분산(시차임기제)해 집중투표제의 효과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예상된다"며 "정관 변경 안건과 함께 상정된 이사 선임 안건이나 이사회 규모 관련 변경 사항이 주주 권리를 침해하는 방어 수단으로 악용되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이유로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기관투자자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은 시차임기제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이사 임기 조문 개정에 대해 상법 제383조 제2항에서도 '이사의 임기는 3년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돼 있는 만큼 정관과 상법을 같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 말처럼 이사 임기 조문 개정과 시차임기제 도입이 동의어는 아닌 만큼 앞으로 삼성전자의 행보를 지켜볼 일이다.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경제계에 본보기가 되는 회사다. 삼성전자가 하면 곧 표준으로 자리 잡는다.

시가총액이 1조달러에 육박하는 세계적인 기업 삼성전자가 주주 권리를 강화하는 입법에 대응해 정공법 대신 꼼수를 택하지는 않았을 거라 믿고 싶다. (산업부 김학성 기자)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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