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 S.T.A.R]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500명의 현업 동문. 학기당 40장의 리서치 보고서. 1천500만원 규모의 운용 자금.
성균관대 투자학회 스타(S.T.A.R·Sungkyunkwan Traders and Researchers)는 숫자로도 설명되는 조직이다. 학회원들은 한 학기 동안 수십 건의 기업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고, 기수별 매니저는 실제 자금을 운용한다. 대학 동아리지만 운영 방식은 작은 리서치 조직에 가깝다. 다만 구교현 스타 학회장(24)이 강조한 건 '실무 테크닉'보다 '기본기'와 학회의 '내실'이었다.
"여의도에서 '성균관대'라고 하면 'S.T.A.R 출신이냐'고 많이 물어본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름이 알려진 학회죠. 하지만 학회 내실이 무너지면 그 신뢰도 함께 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세미나나 보고서에 더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2000년 출범해 약 25년 역사를 쌓아온 스타 투자학회는 방학에도 쉬지 않았다. 텅 빈 캠퍼스에서 53기 신입 학회원 모집을 준비하던 구 학회장을 만났다.
◇500명 현업 동문…세미나부터 취업까지 이어지는 네트워크
성균관대 스타 학회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는 약 500명에 이르는 현업 동문 네트워크다. 평균 3대 1 안팎의 경쟁률로 신입 학회원을 선발할 수 있는 것도, 세미나마다 현업 선배들이 직접 학교를 찾는 것도 이 네트워크 덕분이다.
구교현 학회장은 "현업에 있는 선배들이 500명을 넘다 보니 학회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다"며 "세미나가 열리면 학교까지 직접 찾아와 보고서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신다"고 말했다.
세미나는 학회원들이 작성한 기업 분석 보고서를 10~15분 동안 발표한 뒤 약 1시간 동안 질의응답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자리에는 현직 펀드매니저나 애널리스트들이 참석해 보고서 내용과 투자 아이디어에 대해 조언을 건넨다.
학교 밖에서도 동문 네트워크의 영향력은 이어진다. 선배들이 남긴 자기소개서와 면접 후기가 후배들에게 공유되고, 학회원들이 직접 여의도로 선배들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일도 적지 않다.
구 학회장은 "미리 선배들에게 연락을 드리고 점심을 함께하면서 궁금한 점을 여쭤보는 경우가 많다"며 "취업 준비 과정에서 서류나 면접 준비 등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1년 반의 선순환 구조
스타 학회는 다른 투자 동아리와 달리 3학기(18개월) 체계로 돌아간다. 이러한 구조 속 학회가 강조하는 '기본기'라는 철학 역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학회원들은 4~5명씩 팀을 꾸려 2주에 한 번씩 리서치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팀 구성도 기수별로 섞는다. 2학기 기수가 팀장을 맡고 1학기 기수가 팀원으로 참여해 경험 있는 학회원이 신입에게 보고서 작성 과정 등을 교육하는 식이다.
3학기 기수는 '멘토' 역할을 맡는다. 직접 보고서를 쓰기보다는 산업 흐름과 분석 방향을 조언하며 후배들의 리서치를 돕는다. 대신 기업 분석을 넘어 산업 전반을 다루는 심층 보고서를 작성해야 학회를 수료할 수 있다. 2학기 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인턴십이나 대회에 참여하고, 그 경험을 다시 학회로 가져와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다.
구 학회장은 "초반 두 학기 동안은 학회 활동에 집중해 리서치 기본기를 다지고, 마지막 3학기에는 인턴십이나 대회 등을 통해 쌓은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하는 구조"라며 "이 과정에서 선배가 후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주는 문화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좁아진 금융권 취업문…"쌩신입 진입 장벽 높아져"
금융권 취업 문이 갈수록 좁아지는 상황 속 스타 학회원들도 이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만 그럴수록 구교현 학회장이 바라보는 학회의 방향은 분명하다.
그는 "요즘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회 활동도 사실상 필수 스펙처럼 여겨진다는 얘기가 많다"며 "그럴수록 실무적인 테크닉보다 학회원들의 기본기와 학회의 내실이 먼저 갖춰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학회 경험이 단순한 스펙으로 소비되지 않기 위해선 학회 자체에 대한 신뢰와 평판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또 스펙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학회 안에서 쌓은 경험과 고민을 자기만의 언어로 풀어낼 수 있는 힘도 중요해지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구 학회장은 "요즘은 자신만의 경험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더 중요해진 것 같다"며 "스타 학회도 학회원들이 그런 힘을 기를 수 있는 곳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구교현 성대 S.T.A.R 학회장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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