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중동사태로 사태로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고조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채권 조달은 비교적 견조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공기업과 은행, 민간기업 채권 발행물이 민평 수준 혹은 이보다 낮은 가산금리(스프레드)를 형성하면서 급격한 채권시장 변동성 움직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달까지 크레디트물 스프레드가 전반적으로 확대된 탓에 최근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부담이 완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여전히 큰 탓에 크레디트물의 스프레드도 이에 연동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불안 요소다.
투자자 모집을 무사히 마치더라도 발행금리의 기준점이 되는 날 시장금리가 급변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급등락 속 조달 견조…비용 변동은 변수
11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AAA)은 3년물 소셜본드 1천700억원을 모집 방식으로 3.575% 금리에 찍기로 했다. 스프레드는 개별 민평 대비 10bp 낮은 수준이다.
같은 날 한국장학재단(정부보증) 역시 3년물 소셜본드 500억원 모집에 나서 3.490% 금리로 발행을 마쳤다. 정부보증채 민평 대비 10.2bp 낮은 금리다.
전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장중 10bp 안팎의 강세를 보이면서 크레디트 발행시장에서도 언더 조달 기류가 드러났다.
크레디트물의 경우 최근의 국고채 금리 변동성 속에서도 비교적 견조하게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국고채 금리가 급등한 지난 9일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AAA)가 3년물 소셜본드 1천500억원을 개별 민평금리 수준(Par)으로 발행키로 했다. 당시 입찰에는 3천900억원의 수요가 유입됐다.
9일 시장금리 급등과 10일 급락이 이어지면서 변동성이 상당했지만, 크레디트 발행물은 금리 급등의 영향력이 비교적 제한적이었던 셈이다.
전일의 경우 한국수출입은행과 부산은행이 민평 대비 5bp대, 한국산업은행은 12bp 낮은 스프레드로 발행을 마치면서 은행채도 강세 기류를 보였다.
이는 유통시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지난 9일에는 크레디트 유통물이 오버 20bp 안팎에서 거래됐다.
이어 전일 시장 강세에 크레디트물도 유통시장에서 언더 금리로 거래되긴 했지만, 국고채 대비 하락 폭은 덜했다.
전일의 경우 오전까진 거래량도 미미했다는 후문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크다 보니 시장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크레디트물을 섣불리 담기 쉽지 않다"며 "지금은 유가가 부담 요소다 보니 크레디트물의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좀 더 조심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발행시장의 경우 지난달까지 이어진 크레디트 스프레드 확대 기류가 불안감을 상쇄하고 있다.
일례로 전일 3년물 기준 국고채와 'AAA' 공사채 금리 차는 33.2bp 수준이었다.
해당 지표는 지난해 말(2025년12월31일) 22.9bp에서 지난달 중순 35.8bp까지 확대된 후 현 수준에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크레디트물의 경우 그동안 스프레드가 많이 벌어지면서 사 볼만한 수준이 된 듯하다"며 "여전채 역시 민평금리 수준에서 여전히 모집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널뛰는 발행금리, 조달 비용 '복불복'
국고채 금리 변동성 속에서도 크레디트 발행 스프레드는 비교적 견조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들의 조달 고민이 해결된 것 아니다.
시장 변동성 탓에 금리 기준점이 하루에도 10bp 안팎씩 바뀌면서 발행일에 따라 조달 비용이 급등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모집 후 곧바로 발행할 경우 금리 변동의 리스크가 즉각 반영되지만 대부분 모집과 발행일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
공사채의 경우 입찰 이튿날, 회사채의 경우 수요예측 후 일주일여 뒤에 발행된다.
투자자 모집에서 스프레드를 방어하더라도 발행(납입일) 전일 기준으로 확정되는 금리가 변동할 경우 절대금리 또한 급등락할 수 있는 셈이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공사채만 보더라도 입찰 당일 시장 금리가 급등락하면서 발행사의 절대금리도 함께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공사채의 경우 입찰이 잦은 터라 금리가 오른다고 조달을 미루거나 취소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짚었다.
수요예측에서 여전히 초강세를 보이는 회사채 역시 분위기가 밝기만 한 건 아니다.
이번 주 시장 변동성 고조 속에서도 현대코퍼레이션(A)과 해태제과식품(A)은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기준 민평 대비 두 자릿수 낮은 금리를 형성했다.
최근 회사채 시장이 비수기에 돌입하면서 발행량이 줄어든 데다 A급의 경우 발행어음과 리테일 수요를 기반으로 탄탄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AA급으로 가면 상황은 다르다. 운용사 수요가 위축되면서 지난달 말 조달을 가늠했던 일부 기업은 발행을 연기하기도 했다.
IB 관계자는 "A급의 경우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와 무관하게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AA급의 투심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계속해서 운용사 수요가 없는 터라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고 했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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