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DB손해보험을 대상으로 주주제안에 나선 가운데 일부 제안은 과도한 수준이란 지적이 나온다. 행동주의펀드의 요구대로 단기 수익을 추구하다 보면 보험산업의 자본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얼라인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2인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얼라인은 지난달 DB손보에 대해 감사위원 2인을 선임하도록 주주제안하며 민수아 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와 최흥범 전 삼정KPMG 파트너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DB손보는 김소희 전 AIG손해보험 최고재무책임자(CFO), 이현승 LHS자산운용 회장을 후보에 올렸다.
얼라인 측 민수아 후보는 인피니티투자자문, 삼성자산운용에서 주식운용을 전담하는 등 상장주식운용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최흥범 후보의 경우 현재 스타트업 '스몰티켓' CFO 및 에스엠티에이아이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DB손보 측은 "민수아 후보는 보험자산 특성에 대한 이해도가 당사가 추천한 후보자 대비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주식운용에 특화된 보유 경험에 기반한 감사 기능 수행 시 역할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흥범 후보는 스타트업에 재직하고 있어 감사위원로서의 충실한 직무 수행과 독립성 확보가 우려된다"며 "삼정KPMG 및 보험사에서 수행한 업무 경험은 IT·디지털 부문에 편중돼 감사위원 역할에 필요한 회계·재무관리 관련 직무 경험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김소희 후보는 보험업계 최초 여성 CFO로 경영, 재무회계, 자본·리스크관리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현승 후보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대표를 역임하며 재무건전성 관리, 리스크 통제 체계 구축, 내부통제 운영 및 외부감사 대응 등 재무보고에 대한 최종 책임을 수행했다.
지분 약 1.9%를 보유한 얼라인은 DB손보가 작년 자기자본이익률(ROE) 17.8%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수익성을 올리고 있지만, 주가이익비율(PER)과 조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이 5.4배와 0.4배에 불과해 배당 지급 가능한 손보사들 대비 현저히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효율적인 자본 배치와 저조한 주주환원 및 지배주주 관련 내부거래 같은 거버넌스 문제를 원인으로 꼽았다.
얼라인은 DB손보가 외형 성장에 주력해 요구자본의 급격한 확대 및 보험계약마진(CSM) 하향 조정을 경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DB손보는 "무저해지상품 해지율 산출가정 가이드라인 등 감독당국의 제도 변화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요구자본이익률(ROR) 기반의 위험조정 수익성 중심 경영전략 제안에 대해서는 미래 성과 추정치인 CSM 순변동액이 포함돼 지표 변동성이 과도하게 산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험업 특성상 장기적 안정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ROR 단일 지표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일원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세전순이익 2조1천80억원을 기록한 DB손보는 현재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도 200~220% 구간에서 안정적으로 관리 중이다. 제도적 불확실성과 신용등급 유지를 위해 200% 이상의 자본 여력을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손해율·사업비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기본자본 킥스 비율 및 듀레이션 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본 건전성 관리 중요도가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단기 수익성을 좇는 것은 위험하다"며 "보험업은 롱텀 비즈니스로 지속가능 경영이 핵심인 만큼 주주 이익도 같은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DB손보는 금리 변동성에 대응해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는 매칭 전략을 실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 2025년 3분기 기준 금리위험액을 직전 분기보다 절반가량 축소된 6천200억원으로 낮췄다.
이 밖에도 DB손보는 내부거래위원회를 재설치하는 등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방안을 마련했다.
오는 9월 시행 예정인 개정 상법을 선제 반영해 이번 주총부터 감사위원 2인을 분리 선임하기로 했다. 일반 주주들의 의사가 이사회 구성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DB손보는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주당배당금을 7천600원으로 전년 대비 11.8% 상향해 배당성향은 30%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자사주 141만6천주에 이어 오는 30일 자사주 5.6%를 추가 소각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보였다.
정종표 DB손보 대표이사는 주주 서한을 통해 "보험업은 공적 책임과 장기 리스크 관리, 주주가치 제고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산업"이라며 "수익성 중심의 내실 성장과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통해 주주들의 신뢰에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yglee2@yna.co.kr
이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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