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 위주로 중동 물량 많이 필요한 SK에너지 특수성
업계, 정부 비축유 방출 등 공동 건의 등 고심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김학성 기자 = 정유업계에서는 SK에너지의 최근 정부 비축유 긴급 대여가 업계 전반에 퍼질 수 있다고 걱정한다. 원유를 많이 취급하는 SK에너지가 규모의 경제의 역설로 나쁜 타이밍에 걸렸을 뿐이라고 봤다. 미국-이란 전쟁 이슈가 한 달이 넘어가면서부터 압박감이 상당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부 비축유 방출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중동 원유 수입 비중이 70%에 달해 이란 전쟁의 여파를 간과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SK에너지가 지난 1일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정부 비축유를 긴급 대여한 이유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지역별 원유 도입 비중에서 중동이 70% 초반대다. 황 함량이 높은 중동 중질유가 국내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 생산을 위한 최적의 원료로 꼽히기 때문이다. SK그룹 내에서 이를 담당하는 역할을 SK에너지가 맡았고,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S-OIL)[010950]도 비슷한 실정이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AI 인포그래픽]
SK에너지는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 정유사다. 울산CLX는 하루 84만배럴에 달하는 원유를 정제할 수 있다. 국내 주유소 점유율도 작년 9월 말 기준 25.2%로 1위다.
그룹과 함께 키운 이러한 규모의 경제는 원유 수입에서 협상력을 키우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유발한다. 규모의 경제의 장점이다. 하지만, 원유가 많이 필요한 만큼, 자칫 글로벌 공급망에 균열만 생겨도 흔들리기 쉽다. 과점 시장을 형성한 정유업계 모두 거대 설비를 운용하고 있어, 특정 기업의 위기가 업계 전체의 도미노 수급난으로 전이될 우려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공급이 불안하니 빨리 석유공사의 비축유를 풀어달라고 이야기하는 상황"이라며 "기존 거래처 가운데 중동 외 물량을 늘리고, 사태가 어느 정도 해소되고 나면 새로운 도입선을 뚫는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가격제 시행과 함께 민간 비축 의무를 완화해달라는 제의도 나온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9일, 해당 건의를 포함한 다양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기자들과 만나 언급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유가 흐름에도 실적 퀀텀 점프를 장담하기에 불확실성이 크다. 정부의 가격 통제와 함께 수급 불안이 동반돼서다. 업계는 당초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저유가 기조가 유지되며 정제마진이 견조한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동 전쟁이라는 돌발 변수로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에너지 외 정부 비축유 긴급 대여가 진행된다고 해도 원유가 바닥나는 것은 아니다. 법적 의무에 따라 비축유를 40일분 이상 보유했다. 다만, 사실상 정부 안보 자산으로 묶여 정부의 허가가 아니면 쓸 수가 없다. 자원 안보 위기 단계가 최소 '경계'까지 가야 고려된다. 지금은 '주의' 단계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유 수입 차질이 60일 이상 되면 긴장감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져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jhlee2@yna.co.kr
hskim@yna.co.kr
이재헌
jhlee2@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