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붐에 반도체 시장이 예상을 뛰어넘는 호황세를 이어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증가와 그에 따른 여유자금도 확대되고 있다.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에 호응에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국내로 들여와 대규모 환전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에선 수십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땅히 굴릴 곳을 찾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여유자금이라고는 하지만 향후 재투자를 위해 활용해야할 자금인만큼 적절히 활용해 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구비돼 있다면 모르지만, 실제 상황은 여의치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일단 은행 예금 상품을 활용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지만, 은행들이 수용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제한돼 있어 눈길을 채권시장으로 돌리고 있다.
12일 연합인포맥스 실적 콘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 제시한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186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43조6천여억원보다 140조원 넘게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익 전망치는 157조원으로 지난해 47조2천억여원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도 과도한 유동성을 주체하기 힘든 상황에서 향후 더 막대한 돈이 유입되면서 이들 기업의 자금 운용 고민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채권시장에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상황과 맥이 닿아있다.
마냥 은행에 예금으로 묵혀둘 수만 없는 현실적 상황도 고려된 결과다.
은행의 경우 기업이 예금으로 맡긴 자금에 대해선 유출 가능성이 높은 유동성으로 잡는다.
은행업감독규정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산출 기준'에 따르면 예금의 경우 안정 여부에 따라 이탈률을 다르게 적용한다.
통상 예금보호 한도를 넘어서는 대규모 자금의 경우 불안정 예금으로 보고 이탈률을 높게 산정한다.
사실상 은행이 받아줄 수 있는 기업별 예금의 한도가 있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은행들은 대기업들이 가져오는 대규모 자금을 마냥 좋게만 볼 수도 없고, 실제로 자금 유치에 소극적이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증권사 신탁을 통해 대략 1년 전후 만기의 기업어음(CP)을 매수하며 유동성 자금을 일부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10일 약 1조원의 여유 자금을 채권투자에 집행했다. 이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자금을 추가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인포맥스가 2026년 2월10일 오후 2시31분 단독 송고한 'SK하이닉스 1조 채권 투자 집행설에 시장 들썩…발행물 빠르게 소화' 기사 참조)
금액이 많지 않다면 이러한 소극적 방식에 머물 수 있지만 향후 여유자금 규모가 빠르게 확대한다면 수익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다른 대안을 고민할 필요가 커지게 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국내 채권 투자를 검토하는 것도 이 고민의 연장선이란 해석이 나온다. (연합인포맥스가 2026년 3월5일 오후 12시58분 단독 송고한 '삼성전자도 조단위 국내 채권 투자 검토…채권시장에 반도체 호황發 훈풍' 기사 참조)
지난달 말께 일부 은행으로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금이 예금으로 예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부분의 은행들은 자금 유치를 마냥 반기지 않고 있다.
일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채권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채권시장은 유동성 확대에 따른 수급 요인 측면에서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특히 국고채를 포함해 5년물 이하를 매수 대상으로 삼을 경우 중단기물 금리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며 채권시장의 방파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선순환은 서민들이 활용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등에도 안정적 효과를 주고 실물경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채권시장의 한 참가자는 "기업들이 채권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당국도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등의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연합인포맥스 등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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