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채권 투자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여유자금을 어떤 식으로 운용하는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TSMC 공시 보고서
12일 대만 반도체 기업인 TSM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작년 9월말 기준 약 1천668억대만달러(약 7조7천억원)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회사채가 약 4조원으로 가장 많고, 국채는 1조원 수준이다. 주택저당증권(MBS)과 자산유동화증권(ABS)에도 각각 약 2조2천억원과 약 4천억원 어치 투자했다.
자회사인 TSMC글로벌을 통해 미국 회사채 등을 매수하는 형태로 전해진다.
회사의 재무팀이 리스크 등을 고려해 운용정책을 결정하고 금융기관을 통해 거래를 집행하는 형식이다.
TSMC는 투자 정책의 목적이 원금을 보전하고 요구되는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통상 투자등급으로 한정하고 한 발행자에 대한 크레디트 노출도를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거대 빅테크 기업인 엔비디아의 채권 투자 규모는 훨씬 많다.
엔비디아는 올해 1월 공정가치 기준 약 395억달러(약 58조원) 규모의 채권을 보유했다.
5년 이내 만기로, 1~5년 만기인 채권의 보유 규모는 약 28조원으로 48%에 달한다. 1년 이내는 52% 수준이다.
채권별로 보면 미국채 규모가 약 217억달러(약 32조원)로 가장 많았다. 회사채는 약 154억9천900만달러(약 22조7천500억원)으로 그 다음 규모가 컸다.
엔비디아는 공시 보고서에서 "투자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이 미 국채로 구성돼있다"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도 이들 기업의 채권 투자가 합리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최근 AI 투자가 미국 주식 등 위험자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경제 성장세와 채권 금리에 상방 압력을 가한 점을 고려하면 현 상황에서 향후 경기 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통상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거나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 채권 금리가 내리면서 가격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채권 보유 기업 입장에선 자본이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현재 금리만 보더라도 국고채 5년물의 민평금리가 3.47%로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준이다. 크레디트물로 투자 대상을 확장한다면 금리는 더 높아지게 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내달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 등 호재가 예정돼 있지만, 전쟁 등 대외 이슈에 '보릿고개'처럼 힘든 상황이다"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국내 채권을 사들이기 시작하면 시장에도 든든한 우군이 될 수 있고,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기업에도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SEC
hwroh3@yna.co.kr
노현우
hwroh3@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