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중간선거로 전쟁 장기화 가능성 낮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을 가르는 핵심 변수는 전쟁 자체의 강도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를 발간하며 이번 사태의 핵심 변수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기간을 꼽았다. 전쟁이 이어지더라도 원유 수송 차질이 장기화되지 않으면 유가 상승 폭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지만, 과거에도 온전하게 장기간 봉쇄된 사례는 없었다.
◇현실적 시나리오는 "4~6주 봉쇄…유가 80달러 내외 수준"
조 연구원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본 시나리오는 간헐적 공습이 이어지면서도 협상이 재개되는 경우다.
이 경우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4~6주 수준에 그치고 국제유가는 연평균 80달러 내외에서 제한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 성장률에는 0.15~0.2%포인트 하방 압력이, 물가에는 0.4%포인트 상방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추정됐다.
조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4~6주간 전쟁 지속 발언과 지지율 하락에 대한 경계, 국제 유가 상승 흐름 등을 종합하면 국제유가는 연평균 80달러 내외 수준에서 제한적인 상승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기전 가면 유가 뛴다…이라크전·러-우전이 남긴 교훈
조 연구원은 과거 사례 가운데 국제유가의 공급 충격이 물가 상승으로 본격 연결된 경우로 2003년 이라크 전쟁과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례를 들었다.
이라크 전쟁 당시에는 미국 의회의 군사력 사용 승인 이후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지며 유가가 중기적인 상승 흐름으로 전환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에 따른 공급 감소로 유가가 120달러를 웃돌며 급등했다.
다만 조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완전히 같지는 않다고 봤다. 그는 "인플레이션 확산 범위와 유동성, 금리 수준 등을 고려하면 전쟁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당시보다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치 일정 역시 변수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입장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상군 투입 등 전쟁 장기화를 선택하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거론했다.
이번 사태도 전쟁 조기 종결이나 협상 타결 등으로 끝날 경우 유가는 70달러 이하에서 통제될 수 있지만, 봉쇄가 구조적인 공급 충격으로 번지는 순간 시장은 100달러 시나리오를 다시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중동 리스크의 분기점이 전면전 여부보다 호르무즈 봉쇄 시간에 달렸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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