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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최고가 시행] 정유사 거미줄 회계에 깜깜이 보전 우려

2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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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지역·유종·환율 등 복잡한 매출원가…위원회 신뢰성도 의문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내놓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정유사들의 불만을 잠재우면서 '깜깜이' 세금 우려의 묘수를 찾을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 석윳값을 통제하던 시기 대비 정유사들의 회계가 복잡해졌고, 과점 경쟁 구조에서 영업비밀을 노출한다는 불만까지 나올 수 있어서다. 민간 위원회가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12일 연합인포맥스 기업정보 재무제표(화면번호 8109)에 따르면 국내 4대 정유사(SK에너지,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S-OIL)[010950])의 지난해 분기 평균 매출원가율은 98.1%로 조사됐다. 작년 2분기에 101.2%로 치솟았다가, 다음 분기에 95%대로 내려왔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AI 인포그래픽]

원유를 전량 수입해야 하는 국내 정유사들의 원가율은 다른 산업 대비 높은 편이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매출액보다 커지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제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정유사들에 남는 수익은 더욱 줄어든다. 일정 부분 마진에 자체 비용 절감 노력을 더했왔지만, 도매가 설정의 자율권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산업통상부는 정유사 손실 보전에 '자기 입증 책임'이라는 원칙을 내세웠다. 정유사 별로 자체 원가 등을 고려해 손실액을 산정한 뒤, 공인 회계법인의 심사를 거쳐 정부에 정산을 요청하라고 밝혔다. 이를 회계, 법률, 교수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최고액 정산위원회'에서 검증 후 자금을 되돌려주는 구조다.

스스로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하는 정유사들은 새로운 제도에 대해 다양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최고가격제 적용 품목은 보통휘발유, 경유, 등유인데, 이 부분만 원가를 발라내기에 기술적 어려움이 따른다고 봤다. 원유를 정제하면 이들 외 다양한 연산품들이 생기는 특수성이 난제다.

더불어 매출원가에는 운임과 관세, 환율, 재고관리, 인건비 등 다양한 부문들이 혼재한다. 이 때문에 시점별로 이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수익성의 핵심이다. 최고가격제하에서 정유사들이 각종 비용을 정부에 대거 요구하면 '도덕적 해이'의 표적이 될 수 있고, 과소 계상하면 '울며 겨자 먹기'가 된다. 정유 외 다른 사업이 일부 섞인 곳은 더 골치 아파진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내 SBM(Solid Bed Merox) 공정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원가의 최종 검증 주체가 위원회인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사실상 영업비밀이 민간에 노출되는 점을 정유사들은 가장 껄끄럽게 여겼다.

업계 관계자는 "보전금을 받고자 전략과 노하우가 담긴 원가 구조를 외부에 노출한다는 것 자체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세금으로 나가는 손실 보전액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결론적으로 손실 보전액을 추산하기는 굉장히 어렵다"며 "반대로 국제유가가 폭락하면 돌려받는 돈까지 플러스(+), 마이너스(-)하면 상쇄할 수 있는 기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정유사가 부당 이득을 취한다는 그런 인식보다 국제유가가 올라가는 시기에 너무 급히 반영한다는 것"이라며 "부당이득에 대해 조치하는 정책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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