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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조 환매 공포' 블랙스톤 사모대출펀드…삼성증권, 국내에서 팔았다

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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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최대 1천500억원 모집

월가서 사모대출펀드 연쇄 환매 요청

삼성증권

삼성증권 로고 [삼성증권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해외에서 대규모 환매 요청을 받는 사모대출펀드가 국내에서도 삼성증권을 통해 판매됐다. 미국에서는 유동성이 떨어지는 사모대출펀드에 대한 환매(투자금 회수) 요청이 빗발치는 상황이다.

13일 대체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증권은 BCRED-0에 투자하는 신탁상품을 최대 1천500억원 모집했다. 이 상품은 세계 최대 대체투자운용사 중 하나인 미국 블랙스톤을 대표하는 리테일 사모대출펀드(BCRED)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에서만 1억달러 넘게 모집했다"며 "한국 투자자가 제때 환매를 받을 수 있는지가 포인트"라고 말했다.

최근 블랙스톤 BCRED는 '사모대출 공포'로 인한 대규모 환매 요청을 수용했다. 펀드 지분 7.9%(약 38억달러)에 달하는 환매 요청이 몰렸고, 이는 우리 돈으로 5조6천억 원 수준이다. 블랙스톤은 급작스러운 대규모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임직원 펀드를 동원하기도 했다. 고위 리더 25명이 BCRED에 약 1억5천만달러를 투입했고, 회사 자본 2억5천만달러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대출펀드란 은행에서 차입하기 어려운 중견·중소기업에 자금을 빌려주는 펀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은행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해지자 급격히 성장했다.

문제는 최근 인공지능(AI) 발전으로 돈을 빌려 간 소프트웨어업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부분이다. 소프트웨어업체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가 많은 사모대출펀드를 중심으로 우려감이 커졌고,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환매 요청이 빗발쳤다.

특히 블랙스톤 BCRED는 소프트웨어산업을 주요 섹터 중 하나로 투자해왔다. 어크레디티드 인베스터 인사이츠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BCRED 포트폴리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섹터는 소프트웨어(26%)고, 그다음이 전문서비스(11%)다.

블랙스톤 외에도 다수의 월가 사모대출펀드가 환매 압력을 받았다. 모간스탠리의 노스헤이븐 사모인컴펀드와 클리프워터의 기업대출 펀드 등이 사례다. 사모대출운용사 블루아울과 아레스도 작년 4분기에 한도를 웃도는 환매 요청을 수용했다. 블루아울은 운영 펀드 중 하나의 환매를 영구적으로 멈춘다고 밝혀 우려를 샀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체이스는 소프트웨어업계의 부실 가능성을 반영해 소프트웨어업체에 돈을 빌려준 사모대출펀드의 담보자산 가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사모대출펀드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투자자 자금 외에 은행에 담보를 주고 빌린 돈을 기업대출 자금으로 활용해왔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최근 국내 증권사 관계자를 불러 모아 해외 사모대출펀드 관련 리스크를 점검했다. 당국은 해외 사모대출펀드 판매 금융사에 투자설명서 자체 점검을 요구하고 관련 가이드라인도 강화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판매된 해외 사모대출펀드 잔액은 지난 2023년 말 11조8천억원에서 지난해 말 17조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중 개인 판매 잔액이 1천154억원에서 4천797억원으로 4배 넘게 급증했다. 주로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판매됐다.

삼성증권은 2016년부터 글로벌 사모대체펀드를 개인투자자에게 소개해왔다. 특히 블랙스톤과 돈독한 관계를 맺었고, 존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삼성증권 PB(프라이빗 뱅커)를 대상으로 세미나도 열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블랙스톤 BCRED와 관련해 "현재까지 환매를 요청한 고객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블랙스톤이 최근 전체 지분의 7.9%에 달하는 환매 요청을 무리없이 수용한 것으로 알고 있고, 현재까지 환매에 문제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준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모대출 시장은 그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급속하게 성장해왔으나 환매 요청을 비롯한 중복담보, 이중담보 등 도덕적 해이가 맞물리면서 이러한 환경에 점진적인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분기마다 도래하는 사모대출펀드 환매 요청 규모와 자산 매각 동향을 통해 유동성 압력이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ytseo@yna.co.kr

서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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