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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이모저모] 공제회 지방 간다면…유력한 '전주行'

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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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부가 국내 자본시장 핵심 출자자(LP)인 공제회까지 지방 이전 대상으로 올려둔 가운데 유력 이전 지역으로는 '전주'가 언급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NPS)을 축으로 공제회를 집적해 '연기금 특화 도시'로 만드는 구상이 거론되는데, 업계에서는 현실성에 대한 의문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지역구 챙기기(?)…공제회 전주行 유력설 '솔솔'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방안을 검토 중인 국토교통부가 공제회를 대상으로 관련한 자료를 요청했다.

국토부는 올해 안에 이전 대상과 로드맵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이전 절차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교직원공제회와 행정공제회, 군인공제회, 경찰공제회 등 주요 공제회의 이전 지역으로 국민연금이 위치한 전주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 배경에는 핵심 인물들의 지역구 이해관계가 있다.

국민연금의 전주 이전을 추진했던 김성주 현 이사장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위치한 전주시 덕진구를 포함한 전주병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그는 전주시를 자산운용 중심 금융특화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

여기에 공제회까지 전주로 이동할 경우 '연기금 특화 금융도시'를 만들 수 있다.

공제회의 전주 이전에 대해 김 이사장은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시너지가 생긴다"며 "국회에 있을 때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고 답했다.

공교롭게도 국토교통부를 이끄는 김윤덕 장관의 지역구 역시 국민연금공단이 위치한 완산구를 중심으로 한 전주갑이다. 그가 공제회의 전주행을 이끌어 연기금 특화 금융도시 구상을 현실화할 경우 향후 선거에서 내세울 성과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 중심지 내 '연기금 특화 도시' VS 인공 금융도시 전주

해외에서도 연기금을 중심으로 자산운용 산업이 형성된 도시 사례가 있다. 호주 연금인 슈퍼펀드가 밀집한 멜버른과 캐나다연금(CPPI)이 위치한 토론토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들 도시는 기존 금융 중심지 위에 연기금 산업이 성장했다는 점에서 전주와는 차이가 있다.

호주 멜버른은 19세기 금광 개발과 함께 금융 산업이 발달한 도시다. 이후 시드니가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성장하면서 멜버른은 자산관리와 연기금 중심 도시로 역할이 분화됐다.

캐나다 토론토도 20세기 이후 뉴욕 금융시장과의 지리적 접근성과 영어라는 언어적 접근성을 바탕으로 금융중심지로 자리 잡은 도시다. 그 과정에서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도 토론토에 집적됐다.

반면 전주는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형성된 네트워크 외에는 금융 기반이 약한 편이다. 글로벌 IB들이 한국에 들어올 때 관문인 인천공항과도, 국내 금융사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서울 여의도와도 거리가 멀다.

현재도 국민연금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증권사와 운용사 담당자들은 일주일에 2~3차례 KTX에서 왕복 5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위치한 곳은 익산역 또는 전주역에서도 택시로 30분가량은 더 이동해야 해 시간과 인력 소모가 상당하다.

정보 비대칭성이 높은 대체투자 비중이 큰 공제회들은 글로벌 네트워크 단절과 투자 정보 접근성 저하에 대한 우려도 크다.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최대 LP인 국민연금이 전주에 있음에도 아시아 일정을 빠듯하게 잡은 글로벌IB들은 서울 여의도까지만 둘러보고 일본 도쿄나 싱가포르, 홍콩 등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 이전 직후 치러야 할 핵심 인력 유출 문제도 크다. 전주에 위치한 국민연금에 꾸준히 금융 인재들이 유입되는 이유는 운용자금 1천400조원대의 글로벌 주요 LP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시장으로 커리어를 확장하려는 인력들이 약 5년 정도 근무를 염두에 두고 합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반면 운용자금이 수조원대에 그치는 공제회는 이전 이후 한동안 인력 유출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부터 전주를 중심으로 자산운용 전문가를 양성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겠다고 하더라도, 그 사이 세계 금융시장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점 역시 업계가 우려하는 대목이다.

특히 정부로부터의 재정 지원 없이 순수 회원 자금으로만 운영되는 공제회의 소재지를 정부에서 좌지우지한다는 것에 대한 내부 반발이 크다.

공제회 업계 한 관계자는 "공무원들은 연금에 대한 불안감으로 노후 자금을 생각해서 공제회에 납입하는 건데 지방 이전에 따른 인력 유출과 수익률 약화는 누가 책임질 거냐"며 "국민연금처럼 강제 납입이 아닌 공제회는 뱅크런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부 송하린 기자)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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