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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주의' 덫에…특별위 구성에도 신세계푸드 '헐값 자회사화' 논란 지속

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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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가치 산정시 최소 청산가치 이하로 교환비율 못 정하는 하한선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이마트의 신세계푸드 완전 자회사화 추진이 강행되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사외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꾸리고 외부 자문까지 받았지만, 실질적 공정성을 담보했느냐는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서다.

◇10% 응찰에도 주식교환 강행…특별위 독립성 의문도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푸드는 모회사 이마트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이마트의 현 지분율(66.45%)을 고려하면 신세계푸드의 상장폐지는 사실상 확정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자발적 상장폐지 요건을 갖추지 못하자 포괄적 주식교환을 '우회로'로 택했다고 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주당 4만8천120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했으나, 실제 응모율은 목표(37.89%)에 한참 못 미치는 10.98%에 그쳤다.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해 필요한 지분 95% 확보가 불가능해지자,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시가 산식을 활용해 소액주주를 강제로 내보내는 방식을 선택했다는 지적이다. 시장의 압도적인 거부 의사를 확인하고도 축출 절차를 강행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마트는 포괄적 주식교환에 대해 사외이사 3인으로 특위를 꾸려 "소수주주의 직접 손해 가능성이 낮고 이해상충이 없으며 전체 주주 이익에 부합한다"며 만장일치 결론을 냈다. 그러나 특위 전원이 사외이사후보추천위 추천을 거쳐 지배주주 입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부 회계법인의 가치평가 역시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사회 의견서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산출한 교환비율이 회계법인이 산정한 범주 내에 속한다"고만 기재돼, 적정 가치의 어느 정도에 위치하는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전일 거버넌스포럼 51차 세미나에서 "거액을 들여 외부 보고서를 받아도 결국 의뢰인(기업) 입맛에 맞춰 답을 정해놓는 구조라 무의미하다"며 "이해관계가 없는 소수주주 다수결(MOM) 승인과 투명한 공시만이 유일하게 실효성 있는 주주 보호책"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앞선 이마트의 공개매수 당시 목표 지분(37.89%) 중 실제 응모 물량은 10.98%로, 달성률이 29% 수준에 불과했다. 소수주주 10명 중 7명 이상이 사실상 매각을 거부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를 '사실상의 MOM 반대 투표'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이어진 주식교환 과정에선 이 같은 시장의 경고를 수용할 제도적 방어 장치가 전무했다.

◇"공개매수가가 곧 교환가액"…자본시장법의 함정

애초에 특위의 협상력은 제한적이었다. 이사회 의견서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마트 외부 회계법인이 산정한 교환비율 범위를 초과하지 않고 이마트가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지 않아도 되는 범위 내에서만" 할증을 수용하겠다고 못 박았다. 특위가 10% 할증을 요구했음에도 3%에 그친 배경이다.

근본 원인은 자본시장법의 '시가 중심주의'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 거버넌스 전문가로 알려진 심혜섭 변호사는 "공개매수가는 지배주주가 철저히 자신에게 유리하게 임의로 정하는 가격인 반면, 교환가액은 주주를 위해 공정하게 산정되어야 하는 가격"이라며 "주체도 목적도 다른 두 가격이 똑같아진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지배주주가 공개매수로 매입가를 제시하면 시장 주가는 그 수준에 고정되는데, 현행법은 교환가액을 이처럼 억눌린 '최근 1개월·1주·1일 종가의 산술평균(시가)'으로 산정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심 변호사는 "시가 산식 탓에 결국 교환가액이 공개매수가와 같아지거나 오히려 더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소수주주가 강제 축출되는 상황에선 '가격'이 유일한 보상인데, 신세계푸드 특위가 아무리 협상하려 노력해도 자본시장법의 한계 탓에 이마트가 쳐놓은 공개매수가의 덫을 벗어날 수 없는 구조"라고 짚었다.

이어 "자본시장법 시행령의 시가 중심주의 개정이 가장 급선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일 거버넌스포럼 세미나에 참석한 제임스 임 달튼인베스트먼트 코리아 파트너도 "아무리 공정가치를 산정한다고 해도, 소액주주를 축출할 때는 최소한 '청산가치(장부가치)' 이하로는 교환비율을 정하지 못하게 하는 하한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소액주주들은 교환가액(5만 191원)이 장부가치(9만 2천426원)의 54% 수준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교환가액 산정 시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8월 급식사업부를 1천200억 원에 매각해 2025년 전체 당기순이익이 772억 원에 달했지만(배당금은 전년 동일 900원), 급식사업부 매각 대금의 현금 유입이 재무제표에 공식 반영되기 전 이마트가 공개매수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매각 이익이 주가에 온전히 반영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과거의 낮은 주가'를 기준으로 축출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마트

[연합뉴스 촬영]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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