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국제 유가 하락에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이 인버스 원유 2배 상장지수증권(ETN)을 500억원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인버스 상품 가격은 급락해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연합인포맥스 ETP 기간매매동향(화면번호 7131)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 장이 열린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선물 ETN'을 약 253억원, '삼성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선물 ETN'을 약 266억원 순매수했다. 두 종목은 WTI 원유 선물 가격이 하락할 때 하락률의 두 배 수익을 추종하는 상품으로, 이 기간 개인 순매수 ETN 1·2위를 차지했다.
특히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선물 ETN'은 개인이 약 5억6천만주를 순매수하며 거래량 기준으로도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국제 유가 상승 국면에서 유가 하락을 기대한 개인 자금이 인버스 상품으로 집중된 셈이다.
하지만 유가는 개인 예상과 반대로 움직였다. '삼성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원유선물 ETN B'의 기초자산인 WTI 원유 선물 가격은 지난 3일 배럴당 74.56달러에서 12일 91.84달러로 약 23%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내 시장에서 해당 ETN 가격은 9천805원에서 5천250원으로 떨어지며 약 46% 하락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ETN 가격이 하락하는 내내 대체로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다. 특히 ETN이 4천400원까지 급락한 3월 9일 하루에만 135만주 이상을 사들였다. 유가 상승이 언제든 꺾일 수 있다는 판단이었지만,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은 방향을 맞혀도 손실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지난 9일은 이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날이다. WTI 선물 가격이 하루 4.26% 오르는 데 그쳤지만, 인버스 2배 ETN은 이론상 손실(-8.52%)을 훨씬 웃도는 43.52% 폭락했다. 이미 수차례 반복된 손실로 원금이 크게 줄어든 상태에서, 레버리지 구조가 낙폭을 증폭시킨 결과였다.
여기에 WTI 선물 가격과 국내 ETN 반영 시점 간 시차도 투자 리스크로 꼽힌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국내 ETN의 공식 지표가치는 매일 오전 7시경 발표되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 전일 정산가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한국 장 마감 이후 미국 시장에서 발생하는 유가 변동은 다음 거래일 오전에야 ETN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다. 음의 복리 효과에 하루치 시차 리스크까지 더해지는 셈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중동 상황 장기화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원유 등 원자재 관련 투자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걸프 지역 원유 공급망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국제유가가 표시돼 있다. 2026.3.9 kjhpr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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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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