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중동 사태속에서도 유통시장 대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던 크레디트물 발행 시장에 달라진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유가발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AAA' 크레디트물 안에서도 등급과 섹터, 종목에 따른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출렁이는 시장 환경 속에서 발행사들은 자금 마련을 위한 선제 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다.
투자 수요를 반영해 변동금리부채권(FRN)과 전자단기사채 등 조달 형태도 다변화하고 있다.
◇'AAA'도 차별화…특은채 홀로 인기
13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전일 한국주택금융공사(AAA)는 모집 방식으로 2년물 2천억원을 3.40% 금리에 찍기로 했다. 동일 만기 민평 대비 6.7bp 높은 수준이다.
같은 날 입찰에 나선 'AA+' 대구교통공사는 2년물 1천300억원을 전일 민평 대비 13.8bp 높은 금리로 낙찰했다. 응찰 규모는 2천500억원이었다.
'AA' 용인도시공사 역시 같은 만기물 234억원을 'AA-' 회사채 등급 민평 대비 6bp 높게 발행키로 했다. 634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앞서 중동 사태로 유가가 출렁이면서 국고채 금리 또한 변동성이 고조됐지만 크레디트 발행 시장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크레디트 유통물 역시 국고채 흐름을 따라 거래 금리가 등락을 반복한 것과 달리, 발행시장에서는 민평금리 안팎의 수준에서 조달이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발행시장에서도 종목과 섹터에 따라 차츰 약세 기류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 11일 입찰에 나선 'AAA' 서울교통공사는 1.5년물을 'AAA' 특수채 등급 민평 대비 10bp 높게 찍기도 했다.
같은 날 입찰에 나선 'AA+' 충남개발공사 역시 2년물 발행 스프레드가 개별 민평 대비 8bp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개장 직후부터 금리가 급등했던 전일과 달리, 지난 11일의 경우 국고채 금리가 다소 진정세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러한 약세가 더욱 눈길을 끌었다.
다만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11일 입찰에서 3년물은 민평 대비 1bp 낮은 금리로, 5년물은 민평 금리(Par) 수준으로 발행키로 했다.
시장 관계자는 "'AAA' 등급 공사채는 종목과 섹터에 따라 차별화되고 있고 'AA'급은 약세 기류"라며 "유가 변동성이 계속되면서 소나기는 피하자는 심리가 작용해 유동성과 안전자산 쪽으로 투심이 향하는 상태"라고 짚었다.
'AAA' 은행채 조달 명암도 엇갈리는 분위기다. 투자 수요가 지속되면서 발행세가 이어지곤 있지만 인기가 여전한 특은채와 달리 시중은행채는 나쁘지 않은 분위기를 드러내는 정도라는 설명이다.
특은채의 경우 안전자산 선호와 캐리 수요가 맞물리면서 변동성 장세에서도 비교적 견조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국고채 변동성이 커지자 일부 투자자는 이를 매도한 후 상대적으로 금리 흐름이 안정적인 특은채 매수에 나서 캐리 수익을 겨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동 사태 속 긴장감 지속…대응 수단 모색
기업들의 채권 조달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중동 사태를 둘러싼 시장 변동성이 계속되는 터라 발행사들의 고민은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중동 사태 추이에 따라 시장이 언제든 급변할 수 있어 발행사들은 선제적인 조달 및 발행 수단 다변화 등으로 대응하는 실정이다.
한 발행사의 자금 관계자는 "유동성이 많다 보니 발행 자체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금리가 급격히 안정되진 않고 있다 보니 언제든 불확실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의 조달 금리 수준을 고민하기 보단 최대한 빨리 찍자는 분위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라고 짚었다.
그는 "투자자가 있을 때 빨리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므로 수요가 잡히면 바로 조달에 나서는 방식으로 자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의 수요를 겨냥한 FRN과 전자단기사채도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금리 변동성이 고조될 경우 FRN은 관련 리스크를 비교적 상쇄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부담이 덜하다.
전일에만 한국수출입은행과 IBK기업은행, 하나은행, 부산은행, 전북은행 등이 FRN을 발행했다.
다른 발행사 자금 관계자는 "FRN 발행 시 시장 평가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보니 수요가 있는 편"이라며 "당분간은 FRN이나 만기가 짧은 단기 위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불확실한 시장 리스크를 피해 전단채로 발길을 넓힌 곳도 있다.
경기주택도시공사는 전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단채 발행을 위한 입찰에 나섰다.
이를 통해 경기주택도시공사는 1천100억원의 89일물 전단채를 2.81% 금리에 낙찰했다. 응찰 규모는 6천900억원이었다.
최근 시장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투자 수요가 짧은 만기로 향하는 것을 겨냥한 것은 물론, 조달 다변화 효과 또한 동시에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phl@yna.co.kr
피혜림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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