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보험사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최고경영자(CEO) 연임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김재식·황문규 미래에셋생명 대표와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 이은호 롯데손해보험 대표 등이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될 예정이다. 중동 불안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와 업황 둔화, 규제 강화 등에 직면한 보험업계가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읽힌다.
우스갯소리로 '임시직원'인 임원은 임기 만료 시즌이 돌아오면 좌불안석이다. CEO는 회사 경영의 전반적인 책임을 고스란히 지는 만큼 임기 내 실적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매출을 늘리기 위해 과도한 수수료 시책 등 무리하게 외형 확대에 나서는 경우도 발생한다.
최근에도 보장성보험 시장에서 나타나는 과도한 보장 한도 경쟁과 설계사 스카우트 정착지원금 출혈은 보험업계의 기초체력을 갉아먹고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올해 검사에서 상품 설계, 판매, 사후관리, 내부통제, 부채평가 등 보험 영업 전반을 점검한다.
당국의 검사 강화를 차치하더라도 지금은 보험사 스스로가 생존을 위해 '내실'을 다져야 할 시기다. 보험사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한 것이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보험사 대표도 "손해율을 악화시키는 부실 계약 등을 정리하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양질의 계약을 확보하면서 재무 건전성도 관리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보험사는 날이 갈수록 쌓여가는 새로운 규제에 직면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손해율·사업비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기본자본 지급여력(킥스·K-ICS) 비율 및 듀레이션 규제를 도입한다.
올해 초 금감원은 계리감리팀을 신설하고 보험사 계리가정 산출체계 점검을 예고했다. 지난 2023년 새 회계제도 IFRS17 도입 이후 일부 보험사들이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높이기 위해 미래 손해율·해지율 등을 유리하게 가정하는 등 '고무줄 회계' 논란이 벌어진 영향이다.
지난해 보험업계는 업황 둔화 속에서 투자손익으로 실적을 방어했다. 그러나 중동사태라는 거대한 외부 충격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치며 올해는 '시계 제로' 상황에 놓였다.
IFRS17 시행으로 한때 실적이 부풀려지는 등 혜택을 누렸지만,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국면에 진입한 만큼 보험사들은 기초체력 키우기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yglee2@yna.co.kr
이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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