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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움직이는 딜러·운용역·브로커·딜커는 누구

26.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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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주식시장이 다양한 투자 주체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끄러운 전쟁터라면 채권시장은 거대한 자금이 소리 없이 오가는 조용한 전쟁터와 같다.

수조 원 규모의 자금이 매일같이 거래되면서 주인이 바뀌지만 정작 이 시장을 움직이는 주인공들이 누군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채권시장을 움직이는 딜러와 운용역, 브로커, 그리고 한국 시장의 독특한 존재인 '딜커'를 소개한다.

은행과 증권사 딜링룸에 앉아 쉴 새 없이 모니터를 응시하는 이들은 바로 딜러다.

이들의 존재 목적은 명확하다.

회사의 자본(자기자본)을 이용해 채권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수익을 남기는 것이다.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고 베팅하는 이들은 채권시장의 최전방에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금리 1bp(0.01%p) 움직임 앞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외환(FX) 딜러들이 알고리즘 트레이딩, API 기반 전자거래 시스템 등 기계와 맞서 전쟁을 벌이는 것과 달리 채권 딜러의 세계는 여전히 아날로그적이다.

채권은 주식처럼 규격화된 상품이 아니고 발행 조건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아 세일즈와 협상의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또 외환거래가 초단위를 쪼개서 이뤄지는 것에 반해 채권거래는 호가가 나와도 매칭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호흡이 외환만큼 빠르지 않다.

연기금과 보험사 등에서 맡긴 자금을 굴리는 이들은 운용역, 즉 펀드매니저다.

딜러가 순간적인 매매차익에 집중한다면 운용역은 장기적인 호흡으로 투자한다.

이들은 국민연금이나 우리가 가입한 보험금 같은 '남의 돈'을 맡아 정해진 수익률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비교 대상이 되는 벤치마크가 있어 이보다 나은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비교는 숙명이다.

다른 자산운용사에 비해 수익률이 낮으면 가차 없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자인 연기금이나 보험사가 맡긴 자금을 빼낼 빌미를 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15일 "매일 수익률 비교가 일상"이라면서 "수익률이 나쁘면 투자금을 한 번에 빼지 않고 일부씩 빼내는데 이게 오히려 더 아픈 지점"이라고 말했다.

브로커는 채권을 직접 사거나 팔지 않는다.

대신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을 연결해주고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채권시장은 주식처럼 자동 매칭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아 브로커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누가 얼마에 물량을 내놨는지, 누가 급하게 채권을 구하는지 등의 정보는 모두 브로커에서 나온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존재는 바로 딜커다.

딜러와 브로커의 합성어인 딜커는 한국 등 일부 아시아 시장만의 독특한 형태다.

이들은 증권사 채권영업부에서 중개(브로커리지)를 담당하지만 동시에 회사로부터 '영업용 운용 북(자기계정)'을 부여받아 직접매매도 한다.

채권을 중개하다 보면 매도자에게 물건을 받아왔는데 매수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짧은 시차가 생길 때가 있다.

이때 딜커는 자신의 북에 채권을 잠시 담아둔다.

이 과정을 '셀다운(재판매)' 전 단계라고 하는데, 딜커는 이 짧은 시간 동안 단순히 채권을 보관만 하는 게 아니라 선물이나 현물로 헤지를 하며 적극적으로 운용수익까지 노린다.

잘 나가는 딜커들은 중개 수수료보다 자산 운용 수익으로 더 많은 돈을 번다.

중소형 증권사에서 나오는 채권 파트 '연봉킹'들의 정체가 바로 이들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시장의 유동성을 책임지는 핵심 주체지만, 금리가 급변할 때 자기 계정의 손실을 막고자 물량을 쏟아내며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양날의 검이 되기도 한다.

한국 채권 시장

한국 채권 시장 [챗GPT 제작]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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