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보름을 넘겼다. 국제 유가는 100달러 수준에서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고, 경제지표 우려와 더불어 사모 대출 시장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고유가 상황의 장기화 가능성을 예상하면서 유가 상승 이후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을 고민 중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16일 "경기와 금융시장에 퍼지고 있는 경고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유가 하락 이외에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는 점에서 답답한 시장 상황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현재 수준 조정 정도로 금융시장과 경기가 고유가를 감내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보인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공급망 차질로 한 달 이상 고유가 현상이 지속된다면 경고음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3월 초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시장에 충격을 준 뒤, 주식시장은 자연스럽게 '타코(TACO)' 전략이 이번에도 유효할 것이란 믿음을 보여왔다. 일방적인 미국의 승리 선언을 통해 중동 사태가 이른 시점에 일단락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다만 상황은 악화일로다. 미국이 이란의 석유 허브인 하르그섬을 공격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고, 걸프국의 원유 생산시설도 공격받았다.
박 연구원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음은 이란 사태의 장기화 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태 장기화 우려는 금융시장 및 경기사이클에 잇따른 경고음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르그섬 공격으로 유가 급등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 두바이산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를 넘보고 있고, 미국 내 가솔린 가격 또한 4달러선에 근접해있다. 미국 소비 경기에 직접적 영향이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현 고유가 상황이 한 달 이상 지속될 경우 3월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재차 3%를 상회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마저 촉발할 여지가 커지고 있음은 소비사이클에 큰 악재"라며 "금리 급등도 중요한 경고음"이라고 분석했다.
AI 사이클에 대한 직접적 영향도 예상된다. 모건스탠리는 중동발 리스크가 반도체 공급망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TSMC 등 파운드리 업체가 LNG 공급부족 현상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금리 급등 또한 AI 투자사이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한계 기업에는 그 자체로 악재다.
[출처 : IM증권]
하나증권은 러-우 전쟁 사례를 기반으로 유가 상승 이후의 경기 사이클을 가늠해보며, 향후 발생할 변수들을 분석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국제 유가가 하락해야 지수가 상승하는 구조"라며 "국제 유가 상승 이후 어떤 변수들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짚었다.
유가가 높아지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진다. 전년 대비 WTI 가격 변화율은 미국 CPI에는 2개월, 국내 CPI에는 3개월 이후부터 영향을 미친다. 2021년 연초부터 명목 중립금리가 3.5%를 넘어 상승하기 시작했지만,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2022년 3월부터 시작됐다.
2022년의 사례에서는 러-우 전쟁 장기화와 WTI 가격이 전년 대비 50% 이상 상승한 국면이 이어졌다. S&P500 지수에서 반도체 주가는 추세없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고, 하드웨어는 20% 하락한 뒤 반등했다. 코스피에서도 하드웨어와 반도체 주가가 20%가량 급락한 후 반등했다.
이 연구원은 "고유가와 기준금리 인상이 무조건적인 지수의 추세적 하락 국면 진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글로벌 경기사이클이 무너질 때 지수는 본격적인 하락 추세로 진입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사이클의 판단 주요 변수는 S&P500 테크업종의 설비투자(캐펙스·CAPEX) 증가율과 국내 반도체 수출 증가율,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영업률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증가율 지표들은 상승하고 있고, 내년 3~4분기까지 꾸준히 높아질 것"이라며 "오는 4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상치에 부합할 경우 글로벌 경기사이클 확장 유지를 기반으로 지수는 상승 추세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는 반도체, 방산, 자동차가 추세 복귀를 주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하나증권]
gepark@yna.co.kr
박경은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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