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엄단·지배구조·투자회수·소수점거래 등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8일 자본시장 관계자들과 마주 앉아 국내 주식시장의 현주소를 점검하며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신의 대선 공약이었던 '코스피 5천시대'의 조기 달성에 대해 그간 이렇다 할 언급을 자제해 왔던 이 대통령이 향후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해 직접 목소리를 내는만큼 이날의 간담회가 '코스피 5천 시즌 2'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주재하는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는 '위기에 강한, 국민이 믿는 자본시장'이란 슬로건 아래 진행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증권사 사장단을 비롯해 코스닥·코넥스 상장기업과 기관투자자, 청년 등 개인투자자들이 참석한다.
이 대통령이 한국거래소를 찾아 자본시장의 현안을 청취한 적은 있지만, 취임 이후 자본시장 정책을 주제로 시장 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공개 간담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이에 이번 간담회는 자본시장 정책 방향이 보다 구체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초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상승률이 높았던 국내 증시가 중동 상황으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만큼, 단기적인 지수 부양보다는 시장 신뢰 회복과 기업가치 제고를 중심으로 한 자본시장 체질개선 메시지에 주력한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는 ▲시장 질서 확립 ▲주주 가치 제고 ▲자본시장 혁신 ▲투자 접근성 확대 등 네 축으로 정리된다.
공정한 시장을 기반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자본시장 기능을 강화해 국민 투자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구조다.
이 대통령이 최근 여러 경제 회의에서 강조해 온 발언 역시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특히 시장 질서 확립은 이 대통령이 이번 간담회에서 가장 강도높은 메시지를 던질 분야로 손꼽힌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엑스(X·옛 트위터)에 최근 정부의 주가 조작 신고 포상금 상한선 폐지 정책을 소개한 동영상을 소개한 이 위원장의 글을 공유하며 "좋은 나라 만들면서 부자 되는 방법"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기관 투자자의 비중이 큰 미국 등 선진 금융시장과 달리,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 환경을 고려해 시장의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주가조작과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수사 강화, 자본시장 특사경 기능 확대,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거래소 시장감시 기능 강화 등을 기반으로 '주가조작은 시장에서 퇴출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내 놓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은 3차 상법 개정안 등과 맞물려 기업 지배구조와 저평가 기업 문제도 주요 화두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는 국내 증시의 구조적 저평가 요인으로 지적돼 온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와 직결된 사안이다.
특히 기업의 밸류업 정책과 자사주 소각·배당과 관련한 주주환원 정책 확대를 통해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안도 다뤄질 계획이다.
더불어 이를 위한 기관 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행동주의 펀드 활성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등도 간담회 논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통해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겠다는 복안이다.
자본시장 기능을 강화해 중소·혁신 기업과 같은 성장 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도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공개(IPO) 시장을 개선해 기술기업의 상장을 늘리고, 코스피 대비 주춤한 코스닥·코넥스 시장을 활성화 함으로써 모헙 자본의 공급 기능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이는 오래된 은행 대출 중심의 금융 구조에서 자본시장 중심의 금융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겠다는 정책 방향과도 맞물린다.
즉 주식시장은 '투기의 장이 아니라 성장 자금을 공급하는 창구'라는 메시지를 강조해 코스피에 쏠린 자금을 제2, 3의 시장으로 분산하는 정책도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간담회에 청년과 개인 투자자들이 참석하는 만큼 개인 투자의 접근성 확대와 환경 개선 문제 역시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소수점 주식 확대와 해외주식 투자 편의 개선, 퇴직연금 주식투자 확대, 연금의 자본시장 역할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 대통령이 일찌감치 부동산에서 증시로 돈줄기가 흘러가는 현상을 고무적으로 평가해온 만큼, 장기 투자 기반을 확대하고 개인 투자자의 시장 참여를 넓히겠다는 정책 방향과 연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날 간담회는 중동 상황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시점에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더 크다.
최근 정부는 연일 시장 안정을 위해 비상 대응 체계를 유지하며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필요한 조치를 즉각적으로 단행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에 대한 평가를 정부 정책의 성과로 포장하기보다는 대외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시장을 안정적으로 다지겠다는 뜻"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과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부가 단기적인 지수 상승보다는 시장 체질 개선과 구조 개혁에 방점을 두는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국내 증시가 새롭게 레벨업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지 기대하는 모양새다.
한 증권사 사장은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보다 자본시장 구조를 바꿔 기업가치가 자연스럽게 상승하는 시장을 만들겠다는 메시지 자체가 중장기적으로 시장이 우상향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본시장 정책이 구조 개혁 단계로 들어가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청주=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충북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충북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13 xy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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