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생산 차질 본격화…유가·알루미늄 투자의견 중립 상향"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차질이 물류 문제를 넘어 글로벌 원자재 시장 전반의 생산 차질과 가격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는 파급 효과(Ripple Effects)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쟁 기간과 궤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시장의 팻 테일(Fat tails·예측을 벗어나는 극단적 위기) 리스크가 커졌다는 진단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독립 거시경제 리서치 기관 BCA리서치는 최근 발간한 호르무즈 해협 관련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며 원자재 뷰 매트릭스에서 원유와 알루미늄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으로 상향 조정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루카야 이브라힘(Roukaya Ibrahim) 수석 원자재 전략가는 에너지 시장 붕괴의 영향이 ▲초기 충격파(The Initial Shockwave) ▲파급 효과(The Ripple Effects) ▲최종 여파(The Backwash) 등 세 가지 주요 단계로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브라힘 전략가는 "초기 충격파는 이미 지나갔으며 우리는 현재 더 나쁜(malign) 파급 효과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초기 국면이 선박 운항 제한에 따른 단기적 물류 차질이었다면 이제는 걸프만 산유국들의 저장 용량이 한계에 달하면서 실제 생산 감축으로 이어지는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걸프 지역 생산자들은 이미 원유와 정제 제품 생산량을 각각 하루 630만 배럴, 250만 배럴 감축했다. 카타르에너지 역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여기에 각국의 국가 공급 안보 정책이 더해지며 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하고 있다. 글로벌 오일 흐름의 차질을 우려한 각국이 자국 내 공급을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모든 연료 수출을 금지한 데 이어 태국과 세르비아 등도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 중이며 일본 정유사들 역시 일부 정제 제품 수출 취소를 시작했다.
이브라힘 전략가는 "물류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글로벌 상품 시장에 미친 생산 타격이 즉시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생산량 부족으로 글로벌 재고가 감소하고 가동을 멈춘 생산 설비가 100% 가동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물류가 정상화된 이후에도 가격은 분쟁 이전 수준보다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상방 압력을 일부 상쇄할 요인으로는 전략비축유(SPR) 방출과 제재 완화, 가격 급등에 따른 수요 파괴 현상이 꼽혔다.
그러나 국제에너지기구(IEA)의 4억 배럴 규모 SPR 방출에 대해 보고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보고서는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하루 1천500만 배럴의 생산 감소가 발생한다고 가정할 때, IEA의 SPR 방출은 한 달 치 손실을 충당하기에도 부족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충격은 비에너지 원자재로도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량의 약 33%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비료(요소) 가격이 이미 급등했다.
보고서는 질소 기반 비료의 주원료인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물류난이 겹치면서, 결국 농부들의 비료 사용 감소나 비용 전가로 이어져 농산물 가격 상승이라는 2차 파급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브라힘 전략가는 "갈등의 최종 지속 기간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요 파괴 등의 상쇄 요인들이 원유 시장의 긴장을 완화할 만한지 투자자들이 가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전망을 둘러싼 팻 테일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원유와 알루미늄에 대한 뷰를 중립으로 상향한다"고 덧붙였다.
[BCA리서치]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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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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