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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사 곳곳에 포진한 美 투자자…최고가격제 대응 나설까

2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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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법인 GS칼텍스 비롯해 SK이노·S-OIL 주요 주주 미국 자본

실적 악영향 유발 시 문제 제기 가능성 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정부가 유가 자유화 이후 30년 만에 꺼내든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국내 대형 정유사에 포진한 미국 주요 투자자와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내 대형 정유사에 메이저 석유 기업과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투자금이 상당 부분 들어갔기 때문이다. 최고가격제가 실적 부진을 초래할 경우 정부의 적절한 보상 여부가 관건이라고 시장참가자들은 지목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유사 빅4 중 하나인 GS칼텍스는 미국 메이저 석유사인 셰브런(Chevron)이 지분 50%를 가진 합작법인이다. 셰브런 홀딩스가 40%, 셰브런 글로벌 에너지가 10%를 차지했다. 원유 도입부터 고도화 설비 기술, 글로벌 네트워크까지 공유해 사실상 한 몸으로 간주됐다.

SK에너지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096770]을 비롯해 에쓰오일(S-OIL)[010950]까지 상장 정유사에는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주요 주주로서 자리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블랙록이 약 2.1%의 지분으로 3대 주주고, 뱅가드 역시 1.7%를 보유해 지분 상위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블랙록은 1년 새 주식 수를 약 1.6배로 늘렸고, 뱅가드는 같은 기간 58만여주를 더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AI 인포그래픽]

에쓰오일은 블랙록(1.82%), JP모건(1.51%), 뱅가드(1.50%)가 투자금을 집어넣었다. 블랙록은 보유 주식 수가 200만주를 넘어섰다. JP모건은 지분을 약 87% 확대하며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뱅가드 역시 꾸준한 매수세를 지속 중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정부가 민생 안정을 내걸며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시행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이러한 주요 투자자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시장 충격의 여파를 특정 업종에 집중시켜 불공정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공급하는 보통휘발유, 경유, 등유의 도매가를 직접 겨냥했다. 영업이익에 크게 영향을 끼칠 핵심 변수다. 차후 정유사가 손실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면 이를 보전해줄 방침이지만, 무 자르듯 명확한 구분이 어려운 매출원가의 특수성 탓에 정유사의 도덕적 해이와 정부의 과도한 손실 전가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이란 전쟁과 함께 최고가격제 장기화를 대비해 정유사들은 수입선 다변화를 꾀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급망 변화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에너지 패권주의 기회로 이용하는 시나리오도 경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자들 입장에서 한국 정부가 시장 원리에 반해 기업을 희생양 삼았다고 지적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 투자 성격이 있는 자산운용사들은 실적과 함께 주가가 직접 타격을 받았을 때 예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정유사 손실 보전에 대한 적정한 수준과 성격이 보조금과 무엇이 다른지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며 "미국 에너지 업계가 한국을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살펴야 한다"고 전했다.

'석유 최고가격제' 1차 최고가격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jhlee2@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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