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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한은 수장은] 또 이창용일까…신현송·고승범·하준경 등 거론

26.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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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음에 따라 차기 총재 인선을 둘러싼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통상 총재 임기가 만료되기 한 달 전에는 지명이 이뤄져야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을 소화할 수 있어 이달 중순이나 말 사이에 연임 여부나 후임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의 임기는 4월 20일 만료된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놓고 보면 차기 한은 총재는 ▲성장과 민생 회복에 우호적이되 ▲물가·가계부채·환율 불안을 가볍게 보지 않고 ▲외환·국제금융 감각이 있으며 ▲정부와의 정책 공조는 가능하지만 시장이 '한은 독립성 훼손'으로 보지 않을 정도로 신뢰를 갖춘 인물이 선호될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정부는 2026년 경제성장전략 업무보고에서 올해를 '한국경제 대도약 원년'으로 규정하며 적극적인 거시경제정책, 소비·투자·수출 활성화, AI 대전환, 국가전략산업 육성, 생산적 금융, 잠재성장률 반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성장 회복과 구조전환을 동시에 밀어붙일 뿐만 아니라 민생이나 물가 관리에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 이후 추경의 신속 편성을 주문하는 등 단순한 성장론자보다는 생활물가와 기대 인플레, 체감경기까지 함께 읽을 수 있는 인물을 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우리 경제에 대한 충격이 커지고 있고, 달러-원 환율이 1,500원을 넘나드는 위기 상황에서 무엇보다 대외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물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은 안팎에서는 이 총재의 연임 가능성을 포함해 차기 총재 후보군을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 이 총재 연임 가능성 있나

한은 총재가 연임했던 사례는 과거 3차례 정도다. 제2대 김유택(1951~1956년), 제11대 김성환(1970~1978년), 제25·26대(2014년~2022년) 이주열 전 총재가 각각 연임됐다.

가장 최근인 이주열 전 총재는 44년 만의 연임으로 현대적인 의미에서 금통위 의장 겸임 총재로서는 최초의 연임으로 볼 수 있다.

이 전 총재는 정통 한은맨 출신으로 통화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 유지가 연임 결정의 배경이 됐다. 당시 중국과 캐나다, 스위스 등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등 글로벌 금융 안전망을 강화한 것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됐으나 문재인 정부가 다시 지명하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 및 중립성을 보장하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했다.

이창용 총재는 2022년 3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내 한국인 최초로 IMF 고위직을 거치는 등 국제적 네트워크에 강점을 보였고 실제 재임 기간에도 이를 활용해 대외 신인도를 효과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 때 높은 국제적 인지도를 활용해 외신과의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해외의 주요 투자자들에게 우리 경제의 견고함을 적극 설명했다.

어지러운 정치 상황 속에 우리나라 경제펀더멘털이 정치와 분리돼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 총재는 '시끄러운 한은'을 만들며 한은의 대외적 위상도 높였다.

저출산과 수도권 집중, 양극화 등 주제를 가리지 않고 우리나라의 구조개혁을 위한 보고서를 내는 등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한은이 연구영역을 확대하고 사회적 영향력을 넓혔다는 긍정적인 대내외 평가를 받는다.

총재는 또한 재임 중에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최우선 목표인 물가 안정을 우선순위로 두는 가운데 경기 둔화와 금융안정 등의 변수를 균형 있게 고려하며 통화정책을 수행한 중도 홉은 합리적 매파로 평가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낮춰 '가계부채 연착륙'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취임 초기부터 제시했었다.

◇ 신현송·하준경·고승범 등 후보군에

10여명에 이르는 차기 총재 후보군 가운데 눈에 띄는 이름은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정책국장이다.

이창용 총재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금융계에서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가진 인물로 한은의 대외 위상을 한층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 국장의 경우 최근 인터뷰 등을 토대로 보면 실용적인 매파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인플레이션 대응에는 선제적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쪽이며 통화정책에서는 금융사이클과 금융 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접근법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화두였던 스테이블 코인과 관련해서는 "스테이블 코인은 위기 시 1대1 가치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화폐의 단일성을 강조하고 있다.

민간 발행보다는 중앙은행 기반의 토큰화가 미래 통화시스템의 해법임을 명확히하고 있다.

단순한 매파나 비둘기파로 분류를 하기보다는 '시스템 안정을 중시하는 전략가'로 평가된다.

디지털 화폐 전문가인 데다 BIS에서의 실무 및 국제경험을 통해 학자 출신임에도 실무현장에도 매우 강한 면모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은 이 대통령의 대표적 경제책사로 정부와 한은의 공조를 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된다.

하 수석은 지난 1993년부터 2005년까지 한은에 재직한 경험이 있다.

2008년까지는 한국금융연구원에서 연구하고 이후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6월 경제성장수석에 임명됐다.

통화정책에 대한 하 수석의 기본 입장은 "통화정책 운신의 폭이 좁으므로 내수부양은 적극적 재정정책이 담당하고, 통화 정책은 거시 경제 및 금융 부분의 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로 요약된다.

또한 수석 부임 후에도 하 수석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과열에 대한 경계심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부동산에 몰린 금융을 생산적으로 전환시켜 경제 불균형을 완화하고 성장 잠재력도 키우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수석 부임 이전 교수 시절부터 한은의 통화정책 독립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하 수석이 총재로 지명되면 정부 정책 철학과 완벽하게 일치하는 인사로 정책 공조가 더욱 중시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앙은행 독립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도 후보군으로 꼽히는 데 고 전 위원장은 가장 강력한 매파성향의 인물이자 금융·통화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한은 금통위원과 금융위원장을 모두 역임해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금융안정)을 동시에 깊이 이해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계부채 저승사자'라 불리는 금융위원장 재임 당시 '가계부채 관리는 내 숙명'이라며 대출 총량 규제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를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다만 고 전 위원장은 SK하이닉스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상태여서 만약 총재로 지명될 경우 대기업 이사회 참여 이력이 중앙은행 독립성 및 중립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유상대 부총재 등 내부인사도 거론…이승헌·서영경·조윤제도

금통위원인 유상대 부총재는 내부인사로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환율 변동성이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고 대외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에서 한은 내 대표적인 국제통이자 외환전문가인 유 부총재의 장점이 부각되는 것이다.

유 부총재는 국제국장, 뉴욕사무소장, 국제협력국장 등을 거치며 쌓은 폭넓은 해외 인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위기 상황마다 주요국 중앙은행 및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끌어낸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대외 협력 분야에서 핵심적인 실무를 주도한 셈이다.

정통 한은맨이자 금통위원 출신인 이승헌 전 부총재와 서영경 전 금통위원, 조윤제 전 금통위원 역시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이 밖에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이 대통령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한국은행, 스위스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계약 갱신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와 마틴 슐레겔 스위스중앙은행 총재가 9일 스위스 바젤 BIS 본부에서 통화스와프 계약을 갱신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3.9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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