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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높이는 주가조작 대응반…4호 사건의 칼날은 '무자본 M&A'

2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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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조종→미공개정보→사기적 부정거래…재범도 많아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주가조작 합동대응단이 최근 1호 사건을 검찰에 고발하며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대통령도 연일 주가조작에 대해 '패가망신'을 거론하며 공개적으로 강경한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출범 당시 1년의 활동 기간을 부여받은 대응단에는 4개월의 시간이 남아있다. 대응단은 사건 처리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한편, 4호 사건은 무자본 인수합병(M&A) 등 '사기적 부정거래'를 정조준한다.

17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합동대응단은 올해 초부터 무자본 M&A를 포함한 사기적 부정거래 관련 사건을 살피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무자본 M&A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다만 허위 정보 유포나 자금 조달 구조를 활용한 기망 행위 등으로 투자자를 속일 경우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 이는 자본시장법 제178조가 규정한 불공정거래 유형에 속한다. 부정한 의도를 가진 새로운 대주주가 시세차익을 추구하기 위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시세조종까지 손을 대는 식이다.

본업이 탄탄한 상장사라도 범죄의 대상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인수자는 회사의 본업과 무관한 신사업을 내세워 자금을 조달하고 주가를 띄운 뒤 차익을 실현한다. 이 과정에서 회사 재무구조가 크게 훼손되거나 자금 유출로 이어지며 기업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특히 재범이 많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한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2020~2024년까지 무자본 M&A로 불공정거래에 나섰다가 적발된 인물 중 40%가량은 과거에도 같은 행위로 적발된 전력이 있었다.

문제는 사건의 구조가 복잡해 추적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무자본 M&A의 경우 허위 공시와 자금 조달, 경영권 변동 등이 얽히며 관련자도 수십 명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주가 부양과 차익 실현까지 이어지는 과정의 호흡이 긴 만큼 수사 역시 장기화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시세조종과 미공개정보 이용, 사기적 부정거래는 이른바 자본시장 '3대 불공정거래'로 불린다. 2023년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 이들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뿐 아니라 부당이득의 최대 2배에 달하는 과징금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제재 수위가 강화됐다.

대응단이 그간 다뤄온 사건의 흐름을 보면 부정거래를 겨냥할 차례가 됐다는 시각도 나온다. 대응단은 앞선 사건에서 3대 불공정거래 중 부정거래를 제외한 다른 2가지에 집중해왔다. 활동 기간 종료에 앞서, 남은 유형인 부정거래까지 들여다보며 시장에 '본보기'식 경고 메시지를 내놓을 필요가 있다.

최근 검찰에 고발된 1호 사건의 경우 슈퍼리치가 연루된 전형적인 시세조종 사건이었다. 병원장·학원장 등은 법인 자금과 대출금을 동원해 1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댔고, 이를 자산운용사 임원과 금융회사 지점장 등 금융 전문가 및 소액주주 운동가 등 자본시장 전문가들이 손을 보탰다. 조사 결과, 혐의자들은 저유동성 종목을 타깃으로 장기간 다양한 시세조종 수단을 활용해왔다.

2호와 3호 사건의 테마는 미공개 정보 이용이다. 특히 시장의 '엘리트 집단'이 연루된 점에서 충격을 줬다. 대응단은 출범 초기부터 전문가 집단의 불공정거래를 정조준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의 임원은 업무상 파악한 공개매수 정보 등 미공개 내용을 지인에게 전달했으며, 정보를 받은 이들은 이를 활용해 부당이득을 얻었다.

주요 언론사 중 한 곳도 미공개 정보를 악용해 선행매매가 이뤄졌다는 혐의로 지난달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당국은 지난해에도 선행매매 혐의로 전·현직 기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거래소가 적발해 금융당국에 통보한 주식 불공정거래 사건 가운데 18%가 부정거래다. 코스닥 종목이 대다수다. 허위·과장 공시나 풍문을 유포하고, 무자본 M&A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한 뒤 주가를 끌어올려 차익을 실현하는 방식도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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