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BCA리서치는 현재 시장이 이란 전쟁 리스크에 지나치게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주식 비중을 낮추고 현금을 확보할 것을 권고했다.
17일 BCA리서치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아시아·유럽 투자자들이 주식 포지션을 서둘러 줄이는 동안에도 미국 투자자들은 전쟁 발발 이후 주가 하락 때마다 끊임없이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시장은 이러한 리스크에 지나치게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BCA리서치가 중동 사태를 이처럼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원유 공급보다 정제유 공급 차질 문제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란의 공격으로 중동 내 정유 시설이 타격을 받은 데다 정제유 자체가 해협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정유소는 원유 생산 시설과 달리 설계 구조가 복잡해 재가동에 훨씬 더 긴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실제 WTI 가격 대비 디젤·등유(Kerosene) 스프레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BCA리서치는 "에너지 가격 상승 자체가 경기를 죽이는 것은 아니지만, 원자재 투입 부족은 과거 코로나 팬데믹과 같이 경제 활동을 급냉시킬 수 있다"며 "반도체 생산 등 핵심 산업에 쓰이는 황(Sulfur)·헬륨 공급업체들 중 일부는 이미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고 고객사에 대한 납품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리스크에 대비해 BCA리서치는 지난 1월 테일 리스크 헤지 매수를 권고한 데 이어 지난 3일 비중확대에서 최대 비중확대(Max Overweight)로 상향한 바 있다. 다만 현재는 변동성 비용이 높아진 만큼 신규 매수자에게는 현금 확보가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VIX와 S&P500의 30일 실현 변동성 간 격차가 2025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벌어지면서 테일 리스크 헤지 비용이 크게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섹터 전략도 경기 방어적으로 재편했다. 사모신용(Private Credit)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금융 섹터를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방어주 성격의 헬스케어를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올렸다. BCA리서치는 "금융주는 경기 둔화의 미세한 신호만으로도 사모대출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다"며 "반면 헬스케어는 방어적 성격과 함께 밸류에이션 매력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화 전략에서는 달러 인덱스(DXY)가 20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한 점을 근거로 달러를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하고, 유로를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하향했다. 단기적으로는 장기 펀더멘털보다 모멘텀이 우선한다는 판단때문이다.
엔화에 대해서는 하향을 유보했다. BCA리서치는 "에너지 공급 제약을 물리적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인플레이션 억제 수단으로 환율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BCA리서치
bhjeon@yna.co.kr
전병훈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