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타운홀 미팅…정례화 계획
직원들, 조직개편·조직위상 등 질문
(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후 첫 '타운홀 미팅'에서 금융위원회와의 미묘한 신경전을 드러냈다.
17일 금감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원장은 전일 오후 2시부터 100분간 본원 내 9층 회의실에서 직원 15명과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금융위를 의식한 듯한 발언들을 내놨다. 직원들이 금감원 조직개편 시 금융위와의 사전 협의를 해야 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데 대한 입장을 묻자 이 원장은 "감독과 정책의 분리라는 정부 기조에 비춰 조직개편이라는 금융감독의 고유 영역은 우리 감독원의 자율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며 "이런 입장 하에 지속적으로 (금융위와)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금감원에 대한 통제 수준을 높이고 있는 금융위의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또 이 원장은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직원들의 목소리에 "금융위와 예산을 협의할 당시 금감원 처우에 대해 강하게 어필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의 처우가) 현재 금융권 대비 하위에 해당하는 현실을 감안해 금융권 중위권 수준을 목표로 지속적인 처우 개선에 나설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각종 현안이 잇따르면서 금감원 직원들의 피로와 무력감이 커졌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 당정이 금융감독 조직 개편을 예고하자 직원들은 검은 복장으로 출근길 시위에 나섰고, 노조 차원에서 사상 첫 총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이후 '공공기관 지정' 문제도 수개월간 변수로 남았다가 올해 들어서야 지정 유보로 정리됐다. 최근까지는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 등을 둘러싼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간 미묘한 신경전이 노출되면서 직원들 사이에 동요가 확산했다.
금감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전날 타운홀 미팅에서는 조직개편, 조직 권한과 위상 등 무거운 주제들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내외 회의와 국회 관련 서면보고가 최근 급증했다며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이 원장은 "외부 변수로 인한 대외 회의는 조정하기 어렵지만 내부 회의는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임원단 차원에서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는 방안을 기조국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원장은 금감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 문제를 두고는 "자본시장 특사경과 민생 특사경은 금융위와 협의를 완료했고 다른 영역에 대해선 우선 이들 특사경을 운용하면서 향후 협의 하에 범위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타운홀 미팅은 금감원의 정책과 전략, 목표, 성과를 직원들과 공유하고 상호 소통 기회를 늘리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전해진다. 기획조정국은 행사에 앞서 참석 희망 직원들로부터 신청서와 사전 질의를 받았다.
참석자는 4·5급(선임조사역·조사역) 등 이른바 '주니어' 직원들이 주를 이뤘다. 타운홀 미팅 형식을 빌려 원장과 직원 간 면담 자리를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이번을 시작으로 향후 원장이나 임원이 참석하는 타운홀 미팅을 정례화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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