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삼성전자 초저리대출에 시중은행 속앓이…"역마진 지속성 의문"

26.03.18.
읽는시간 0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정부 주도의 국민성장펀드 초저리 대출에 시중은행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대출 지속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은행들은 국가 첨단산업 지원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사실상 '역마진' 수준의 금리 탓에 저리대출 공급이 지속될 경우 금융지주의 주주 가치 제고 정책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성장펀드가 1차 메가프로젝트로 삼성전자에 자금을 공급한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는 3%대 중반으로 책정됐다.

이는 AAA 등급 은행채 금리에 최소한(30~40bp)의 스프레드만 더한 수준으로, 일반적인 대기업 대출은 물론 기존 삼성전자에 적용되던 시장 금리보다 40bp가량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평소 삼성전자에 나가는 대출금리보다 40bp는 낮아 자본 비용을 고려하면 역마진 수준"이라며 "산업은행은 채권 발행으로 금리를 감당할 수 있지만, 시중은행은 조달 비용과 주주가 원하는 수익성 측면에서 제로마진 구조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대출은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평택5공장(P5) 1단계 설비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총 8조8천억원의 투입 자금 중 6조3천억원은 삼성전자가 자체 조달하고, 나머지 2조5천억원 중 첨단전략산업기금이 2조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각각 1천억원씩 총 5천억원을 5년 만기로 공급하는 구조다. 대출 트렌치는 3가지 이상으로 구성됐는데, 산업은행이 각각 2%대, 3%대 저금리 트렌치를 가지고, 시중은행이 이보다 높은 3% 중반의 선순위 트렌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당국이 국민성장펀드의 상징성을 위해 시장 금리보다 낮은 수준의 대출을 독려하면서 금리가 낮아졌다고 설명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 1월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대기업대출 평균 금리는 4.09%로 나타났다. 이번 프로젝트 적용된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와는 60bp가량 차이가 난다.

몇몇 시중은행은 민간 저리대출 참여의 지속가능성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산업은행과의 파트너십 유지 등을 이유로 은행당 1천억원 정도의 저리대출에 참여했지만, 규모가 더 커지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에서 첨단전략산업기금을 넣을 정도면 은행도 금리를 좀 낮게 해야 맞지 않냐는 입장"이라며 "제로마진이어도 산업은행이 일반 딜에서 앵커 역할을 하니 다른 딜 기회를 찾을 수 있겠지만, 주주환원 압박이 큰 상황에서 저리 대출을 어디까지 늘릴 수 있을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제로마진보다 펀드의 확장성을 더 큰 문제로 삼고 있다. 국민성장펀드가 지향하는 중소기업 지원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 삼성전자와 같은 초우량 기업 외에 리스크가 가산되지 않은 수준의 적절한 저리대출 공급처를 찾기는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기업대출은 통상 중소기업 대비 담보가 확실하거나 우량 기술력을 확보한 경우가 많아 낮은 대출 금리를 적용받는다. 1월 기준 은행의 대기업대출 평균 금리가 4.09%일 때,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4.21%를 보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액은 적더라도 삼성전자의 1~2차 협력업체에 지원하는 게 펀드 취지에 더 부합할 것"이라면서도 "낮은 금리 대비 리스크 관리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어 시중은행의 참여 유인은 더 떨어질 수 있는 점이 딜레마"라고 말했다.

smhan@yna.co.kr

한상민

한상민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와 KB Think 글자가 함께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금융용어사전

KB금융그룹의 로고입니다. KB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KB Think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