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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영향④] 제약사 개발본부장 "당장 중장기 개발계획 무너져"

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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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줄이면 필수의약품 공급 흔들려"

"신약허가건수 기반 혁신성 평가 부적절"

복제약(제네릭) 약가 인하 우려

[출처: 연합인포맥스 AI 인포그래픽]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정부가 최근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안대로 약가가 인하하면 제약사들이 수년간 준비해온 중장기 프로젝트가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약가가 기존 대비 큰 폭으로 낮아지면 자연히 개발 제품의 사업성이 악화되고, 임상시험을 중간에 멈추거나 사업구조를 재검토하게 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관측됐다. 결국 이는 필수의약품 공급 불안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제약사의 A 개발본부장은 지난달 6일 연합인포맥스와 만나 "신제품 개발은 최소 3~5년의 기간이 필요한 중장기 프로젝트이나, 현재 개편안대로 약가가 인하되면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그는 정부 방침에 대한 이견제시가 부담스럽다며 익명을 전제로 의견을 밝혔다).

이미 지난 수년간 사업성을 따져본 뒤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인데, 정부에서 제시한 6개월이라는 유예기간은 업계 입장에서 충분한 기간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당장 약가가 20~25% 가량 인하되면 그만큼 기업의 이익이 고스란히 줄어들어 임상시험 도중 중단을 하게 되는 등 그간의 노력이 매몰비용이 된다고도 말했다.

업계에서는 충분한 의사결정과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최소 5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약가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소위원회에서 오는 7월 이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복제약(제네릭) 가격 산정률을 기존 53.55%에서 40%초·중반대로 낮추고, 혁신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에는 보상을 주는 약가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

업계는 약가 인하가 기업 수익성 악화에 그치지 않고 필수의약품 공급 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들이 고수익 신약에 역량을 집중하며 외면한 항생제, 수액제, 해열제와 같은 저마진 필수의약품은 국내 제약사들이 주로 생산·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약가 인하가 이어지면 비수익 품목 공급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 개발본부장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도 국내 환자에게 의약품을 적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국내 제약사에 있다"며 "필수의약품 공급 기여도를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네릭 개발 비용 증가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 시험) 강화 등으로 생산 비용이 늘어난데다 원료 가격 상승과 환율 부담까지 겹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A 본부장은 "과거 제네릭 개발 비용이 3억원이 들었다면 이제는 10억 원이 드는 수준"이라며 "약가까지 내리면 특허가 만료될 때 제네릭을 만들지 않는 영역이 생길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정책 일관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지난 2023년 약가 재평가 당시 제약사들이 기존 약가 유지를 위해 자체 생동성 시험 실시 및 원료의약품 등록(DMF) 의무 등으로 추가 비용을 부담했는데, 불과 2년 만에 기등재 의약품 약가를 40%대로 일괄 인하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 역량을 허가 건수를 중심으로 따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도 주장했다. 신약개발이 최소 10년은 걸리는 상황에서 수익을 R&D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지 추이도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A본부장은 "유한양행의 렉라자, 대웅제약의 펙스클루 등 성과를 내는 약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글로벌 빅파마 대비 기초체력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할 때 R&D 투자 금액과 파이프라인, 매출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한 약가 가산 체계가 최근 외려 제한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건정심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최초 개편안에 따르면 혁신형 제약기업 상위 30%는 68% 가산, 그 외 70%는 60%로 약가 우대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이달 11일 건정심 수정안에서는 혁신형 제약기업의 상위 구분 없이 가산 비율 60%로 우대안이 하향 평준화되어 제시됐기 때문이다.

그는 "가산 기간 역시 기존 3년+@에서 1년+3년(국내생산)으로 제한 적용되고 있어 R&D 투자 우수기업의 약가 우대안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sijung@yna.co.kr

정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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