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이 국내 증시의 장기 상승 구조를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진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8일 "글로벌 증시의 장기 우상향은 실적 성장과 주주를 향한 자본배분 규칙의 재정립에서 시작됐다"며 "한국의 1~3차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은 한국 시장의 지속가능한 주가 상승을 만드는 트리거가 됐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증시의 장기 랠리가 실적 성장만이 아니라 주주 중심 자본배분 제도화 이후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에서는 1982년 SEC Rule 10b-18(자사주 매입 활성화) 채택 이후 S&P500이 멀티플 확장 구간에 진입했고, 일본도 2014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TOPIX 10년 리레이팅의 방아쇠가 됐다. 한국에서는 이와 같은 역할을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이 한다는 평가다.
자사주 소각의 실제 주가 상승 효과도 데이터로 검증됐다. 2022~2025년 주식소각결정 공시 기업 693건을 분석한 결과, 공시 당일 평균초과수익률(AAR)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양(+)의 값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 이후 누적초과수익률(CAAR)도 약 1% 수준에서 횡보 없이 유지돼, 시장이 자사주 소각을 일시적 이벤트가 아닌 기업 가치의 구조적 개선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확인됐다.
다만 지속적인 리레이팅은 자사주 소각 자체보다 주주환원 정책의 예측가능성과 일관성에서 비롯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배당 역시 단순 수익률보다 지속성이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25년 이상 연속 배당 인상을 조건으로 하는 S&P500 배당 귀족(Dividend Aristocrats) 지수는 장기적으로 S&P500과 MSCI 세계지수를 모두 압도하는 성과를 냈다. 국내에서도 미래에셋 TIGER 배당성장 ETF가 같은 기간 KOSPI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이 연구원은 "배당 정책의 일관성은 경영진의 자본배분 규율과 주주환원 의지를 반영한다"며 "정기적인 배당 지급과 자사주 소각 등 자본배분 정책을 가진 기업은 시장 대비 낮은 자기자본비용을 적용받아 멀티플 리레이팅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총주주수익률(TSR)을 이익 성장(Earnings)과 멀티플 변화(Multiple), 자본환원(Capital Return)의 결합으로 정의하고, 이 세 요소를 모두 갖춘 기업을 선별하는 '3P 프레임워크'를 투자전략으로 제안했다. 자원배분 정책 공시(Promise)와 주주환원의 지속성(Persistence), 자본효율성(Performance)을 기반으로 기업의 ROE 개선 경로와 자사주 소각 및 배당 정책의 지속성 등 실질적 주주환원 이행력을 분석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HD현대일렉트릭, KB금융, SK하이닉스 등을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는 유망 종목으로 제시했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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