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2026.3.18 xyz@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개그맨이 대통령 바로 옆에 앉고, 유튜버가 진행을 맡았다.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 얘기다. 평소 간담회라면 수트 차림의 전문가들이 줄지어 앉는 게 보통이지만, 이날은 달랐다. 이재명 대통령 바로 옆 자리엔 개그맨 장동민 씨가 자리를 잡았고 그 옆으론 청년투자자와 서울대학교 투자동아리 회장이 나란히 앉았다.
구성도 색달랐다. 빨간색·파란색·초록색으로 구분된 자리가 원형으로 둘러선 간담회는 개인 투자자 그룹, 전문가 그룹, 기업 그룹으로 나뉘었다. 마이크엔 '통찰의 전문가' '안목의 투자자' '혁신의 기업인' 같은 닉네임이 붙었다. 격식보다 소통에 방점이 찍힌 자리였다.
진행은 유튜브 구독자 267만명의 '김작가 TV' 김도윤 씨가 맡았다. 평소 유튜브에서 각계 전문가를 인터뷰하던 그가 이날은 대통령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분위기도 허심탄회했다. 진행자가 이 대통령 발언이 끝난 줄 알고 진행을 이어가려 하자 이 대통령이 "그만하라 이 말이죠?"라고 받아치며 장내엔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날 개미 투자자를 대표한 사람들은 현재 증시보다 앞으로의 코스피 시장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상승장이 왔지만 시장에 대한 신뢰가 아직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는 공통된 인식에서였다.
장동민 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서 스스로를 '단타 중독자'라고 소개하고 1600%에 달하는 주식 수익률을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장 씨는 "많은 개미투자자들이 내가 사면 떨어지는 것 같고, 내가 팔면 오르는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유튜브 보다가 이렇대 저렇대 하는 가짜뉴스에 굉장히 휘둘린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이 아무리 "자본시장이 견고하다"고 해도 개미들 귀엔 닿지 않는 얘기란 소리다.
결국 시장에 대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구독자 25만명의 '슈퍼개미 이세무사TV'를 운영하는 유튜버 이정윤 씨는 "상법 개정하면서 저PBR 기업 상승률이 크게 오르면서 장기투자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다"며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기업 상속·증여를 앞두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관행은 일반 투자자에게 피해가 된다며 '주가누르기방지법' 도입을 검토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부터 반복돼온 만큼 앞으로도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청년 투자자들의 시선은 더 먼 곳을 향했다. 서울대 투자동아리 회장 원대한 씨는 "이런 불장이 30대에도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한다"고 운을 뗐다. 장내엔 웃음이 터졌지만 그의 표정은 금세 진지해졌다. 그는 "AI 밸류체인 메모리 실적이 십 몇 년간 지속될 순 없다"며 "구조적인 실정 성장, 돈이 들어오는 시기가 기성 세대가 될 때까지 밸류에이션이 오르도록 신경써달라"고 이 대통령에게 부탁했다. 청년투자자 한서경 씨도 "주주환원이 단발 이벤트가 아닌 문화로 정착돼야 청년들이 국내 시장을 믿고 남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날 오간 이야기는 결국 하나로 모였다. 지금의 상승장이 진짜인지, 그리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인지였다. 이 대통령은 "구조개혁과 미래산업 투자가 이뤄지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다"고 답했다. (증권부 전병훈 기자)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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