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주가조작을 겨냥한 합동대응단의 수사 역량이 한 층 강화된다. 통신 조회권을 확보하면서다. 그간 수사기관 및 인력에 한정됐던 권한이 대응단에게도 부여되면서, 혐의자의 소재 파악이 보다 용이해졌다.
그간 혐의자 소재 파악의 한계로 발생했던 '허탕 압수수색'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19일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통신사실확인자료 조회 권한을 주가조작 합동 대응단에 부여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당국은 상반기 중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안의 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통신사실확인자료는 통화 내역과 접속 기록, 기지국 접속 정보 등 통신 이용과 관련된 이력 정보를 의미한다. 수사기관은 이를 통해 특정 시점 피의자의 통신 상대방이나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다만 실시간 위치를 추적하는 것은 아니며, 과거 통신 기록을 기반으로 특정 시점의 소재를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이러한 조회 권한의 법적 근거는 통신비밀보호법에 마련되어 있다. 법에 따르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수사에 필요할 때 통신사업자에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 개인 정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조건에 따라 법원의 허가가 필요하기도 하다.
그간 합동대응단에게는 통신 자료를 조회할 권한이 없었다. 이 때문에 압수수색에 나서고도 혐의자의 소재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앞서 합동대응단이 대형 증권사 본사를 압수수색한 사건에서도 이러한 한계가 드러났다. 해당 증권사의 고위급 임원은 업무상 취득한 미공개 정보를 지인에게 전달해 수십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합동대응단이 출범 초기부터 경고해온 '전문가 집단'을 겨냥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그러나 압수수색 당시 대응단은 통신사실확인자료 조회 권한이 없어 혐의자의 소재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 혐의자는 당일 해외 출장으로 인해 런던에 체류 중이었다. 압수수색이 시작된 이후에야 회사 측 연락을 통해 상황을 인지한 뒤 귀국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당시 통신사실확인자료 조회가 가능했다면 기지국 접속 정보를 통해 혐의자의 출국을 사전에 파악해 조사 일정 조율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논란이 이어졌다. 의혹의 당사자가 국내에 있지 않은 상황에서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통상 압수수색을 집행할 경우 직전 고지 절차를 통해 혐의자 또는 변호인이 현장에 참여할 권리를 보장하는데, 이 또한 결과적으로 불가능했다. 압수수색 실효성과 절차에 대한 논란까지 번질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물론 대응단은 해당 사건을 장기간 추적하며 관련 정황을 상당 부분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 당사자에 대한 현장 조사가 곧바로 이뤄지지 못했더라도, 업무상 취득한 미공개 정보를 악용한 사건의 특성상 PC나 관련 부서 자료 등을 통해 직접적인 증거 확보는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압수수색이 핵심 당사자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실제로 해당 사건 이후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 혐의자의 위치 파악을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을 인식하고, 통신사실확인자료 조회 권한 확보를 위해 대검찰청과 논의를 진행해 왔다. 대검 역시 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법무부와도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두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간담회에서 "주가조작 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처벌하겠다"며 "저승사자인 합동대응단을 대폭 증원하고, 통신조회권·특사경·인지수사권 등 권한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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