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소속부 제도 운영 중…승강제도 '닮은 꼴'
우량주 골라내 프리미엄 얹는 한국거래소의 글로벌 세그먼트 제도도
"사실상 시장 분리 수준…기관 수급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또 한 번 코스닥 시장 개편안이 나왔다. 이번에 제시된 해법은 나스닥식 시장 분리와 승강제 도입이다. 기존 제도와 닮은 점도 있지만, 한 단계 진화한 구조 개편이 투자 자금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9일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코스닥 구조 개편을 골자로 한 체질개선 대책을 내놨다.
코스닥 시장은 출범 30년이 지났지만, 당초 기대했던 성장 스토리를 충분히 이어가지는 못했다. 코스닥에서 몸을 키운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으로 짐을 쌌고, 우량 종목과 동전주가 섞여 있는 환경은 투자자의 불안감을 키웠다.
결국 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건 거래대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로, 수급 구조의 근본적 한계에 부딪혔다.
◇나스닥처럼 시장 분리…우량주 솎아내 프리미엄 얹는다
이에 금융위는 코스닥 시장 체질 개선을 위해 구조 개편을 꺼내 들었다. 2개의 세그먼트로 나눠, 승강제를 운영하는 형식이다. 프리미엄 세그먼트(가칭)에는 시가총액 상위 대형 기업이 편입된다. 금융위는 해당 시장에 약 80~170여곳이 포함될 것으로 봤다.
전일 종가 기준 80위권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약 1조5천억원, 170위권은 7천억원 수준이다. 현재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의 수는 1천800여개로, 프리미엄 세그먼트에 들어갈 기업은 그야말로 상위 10%에 드는 우량 기업이다. 세그먼트 도입을 통해 성숙 단계에 오른 코스닥 상장사를 구분하고, 우량 기업에 대한 재평가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이 밖의 기업들은 스탠다드 세그먼트로 분류된다. 물론 거래 위험 기업과 상장폐지 우려가 있는 상장사는 이들과 격리된다.
나스닥에서도 이와 비슷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나스닥은 글로벌 셀렉트 마켓·글로벌 마켓·캐피털 마켓 등 세 등급으로 나눠 시장을 운영한다.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특정 조건을 일정 기간 미달할 경우, 개선기간이 부여된 후 자동으로 소속 시장이 변경된다.
금융당국은 나스닥 사례와 마찬가지로 각 사례에 차별화된 진입·유지요건을 설정하기로 했다. 예컨대 프리미엄 세그먼트에 속하려면, 시장 평가를 보여주는 시가총액 및 영업실적, 지배구조 등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스탠다드 세그먼트는 현행 코스닥 요건을 기준으로 운영한다.
[출처 : 한국거래소 글로벌 세그먼트]
◇빛바랜 코스닥 소속부 제도와 글로벌 세그먼트
코스닥 활성화 대책은 그간 여러 차례 추진됐다. 시장 곳곳에는 이미 관련 제도의 흔적이 남아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스닥의 소속부 심사 제도다. 한국거래소는 고려해 우량기업부·벤처기업부·중견기업부·기술서장기업부 등으로 상장사를 구분해 관리한다. 매년 5월 기업 규모와 재무 상태, 경영 성과 등을 반영해 소속을 재분류하는 일종의 승강제도 운영 중이다. 20년 전에도 이를 손보려는 시도가있었다. 최근의 대책과 비슷하게 프라임·비전·일반그룹으로 재분류하는 식이다.
시장 전반을 나누는 대신, 우량 기업을 선별해 별도의 프리미엄을 부여하려는 시도도 이어져 왔다.
2021년 한국거래소는 우량 혁신 기업으로 구성된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도입하고, 이를 대표하는 지수도 선보였다. 현재 50여 개 기업이 이 세그먼트에 포함돼 있다. 당시 나스닥의 글로벌 셀렉트 시장을 참고해 도입된 제도였지만, 시장 영향력 측면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출처 : 코스닥 공시상장관리 해설]
◇다른 무게감에 맞춰 세그먼트별 '공시 룰'도 달라…"이번엔 진짜 분리"
이번 개편의 핵심은 세그먼트별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데 있다. 공시 체계부터 차별화된다.
프리미엄 세그먼트에는 자율성과 책임을 강조해 수시공시 항목을 축소하고, 지배구조 보고서 및 영문 공시 도입 등을 추진한다. 반면 스탠다드 세그먼트는 성장성과 신뢰성 확보에 방점을 두고, 실적 전망과 잠정 실적, 성장 계획 등 공시를 확대하고 IR 체계도 정비할 예정이다.
당국은 기존의 '글로벌 세그먼트'가 기존 체계 위에 추가된 일종의 '라벨'에 가까웠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개편은 시장을 사실상 분리하는 수준이라고 언급하며 차별점을 강조했다. 금융위는 승강제와 관련해 현재 분기 단위 평가를 검토 중이다.
또 지수 개발과 ETF 연계 등 정책적 지원도 병행해, 세그먼트 간 구분이 실제 투자 수요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추진 일정은 올해 하반기 의견 수렴을 거쳐 이르면 내년 초 시행이 목표다. 도입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열어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기금 유인책에 이어 나온 시장 분할 카드는 강력해 보인다"라며 "코스닥 1부 리그에 검증된 기업들만 편입된다는 인식에, 기관의 투자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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