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 배당성향 88% 역대 최대…씨티 배당금 순익 맞먹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한국씨티은행이 본사에 약 5천억원의 배당금을 송금한다. 실적 악화와 국부유출 논란에도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면서 한국 시장이 이익 회수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오는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5년 결산 배당액 1천250억원 의결 안건을 최종 확정한다.
배당액은 전년(2천320억원)보다 줄었지만, 배당 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은 70%에서 88%로 높아졌다.
배당 성향이 80%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국내 금융지주(40~50%)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제일은행은 영국계 글로벌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그룹 북동아시아법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완전 자회사로 배당액 전액이 본사로 보내진다.
SC제일은행은 그동안 배당금과 배당 성향을 크게 늘려왔다. 특히 2020년 19%에 불과했던 배당 성향이 5년간 가파르게 뛰었다.
문제는 작년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반토막 났음에도 배당 성향을 높였다는 점이다.
SC제일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1천415억원으로 전년(3천311억원) 대비 57% 급감했다. 특별퇴직 비용 880억원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제재 관련 충당금 1천510억원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다만, 단순한 일회성 요인뿐 아니라 타 시중은행과 달리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감소하며 영업력도 약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씨티은행도 30일 주주총회에서 1천537억원의 현금 배당 안건을 의결·확정한다. 배당금은 4월 미국 씨티그룹에 송금된다.
지난해 5월 실시한 약 2천300억원의 중간배당을 더하면 연간 배당액은 약 3천837억원에 달한다.
한국씨티은행이 지난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순익은 2천486억원으로 전년보다 7.2% 감소했다. 4분기 순익이 더해진다고 하더라도 배당금은 연간 순익에 맞먹거나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몇 년간 배당을 확대하며 고배당 기조를 유지해 왔다. 2021년에는 소비자금융 부문 철수 영향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배당을 하지 않았지만, 2023년 1천399억원, 2024년 5천560억원 등 배당금을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한국씨티은행의 최대주주는 미국 씨티그룹이 100% 출자한 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지분율 99.98%)으로 지분 구조상 배당금은 사실상 전액 미국 본사로 넘어간다.
이 두 은행은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며 배당을 결정한다는 입장이지만, 막대한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구조이다 보니 매년 배당 시즌 때마다 국부유출 논란이 반복돼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거액 배당에도 벤처·첨단 기업 투자 등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이나 사회공헌 등에는 나서지 않는 모습에 국부유출 꼬리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서 "한국시장에 대한 매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영업력은 약화하고 배당 성향만 키울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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