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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 지배'까지 중복상장 기준 확대…HD·SK·LS 계열사 자금 조달 '비상'

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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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분할 넘어 인수·신설회사도 사정권…대기업 계열사 상장 시도 '올스톱'

모회사 이사회가 일반주주 입장서 IPO 유불리 따져야…해외 상장도 포함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끊임없이 논란이 됐던 중복상장에 대한 해법이 나왔다. 상장 심사 개선 등 일부 제도 손질에 그치는 수준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기조를 세웠다.

물적분할뿐 아니라 인수·신설한 회사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실질적 지배력'을 보겠다는 말이다. 오는 2분기 중 제도를 구체화하는데, 사실상 대기업 계열사의 상장 시도는 모두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 체질개선 대책을 내놨다.

중복상장과 관련한 대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융당국은 2022년 반대주주에 매수청구권을 부여하고, 물적분할 관련 공시를 강화하는 대용을 담은 일반주주 권익 제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도 이에 발맞춰 상장 심사 가이드라인을 강화했다. 적어도 지난해까지 '분할 후 5년'이라는 시간은 대기업 계열사가 IPO에 도전할 수 있는 일종의 정량적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했다. 중복상장 논란이 제기된 자회사 중 일부도 투자자 보호 의지를 피력하고, 증시 데뷔를 고민했다.

2022년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관련 일반주주 권익 제고방안

[출처 : 금융위원회]

상황이 뒤바뀐 건 새 정부 들어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초 코스피5000특별위원회와의 오찬 자리에서 중복 상장 논란을 언급하며 이를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발언에 직격타를 맞은 건 당시 상장을 준비하던 LS그룹이다.

LS그룹은 지주회사의 주주들에 주식을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정면 돌파 의지를 내세웠지만,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심사를 접수한 뒤 80여일 만에 자진으로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대통령의 발언이 알려진 뒤 나흘 만이다.

이번 대책 마련을 위해 당국과 관계기관은 업계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받았다. ECM과 관련해서는 중복 상장과 관련한 해법에 대한 의견 수렴이 진행됐다. 간담회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야 할지,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이 촘촘히 진행된 셈이다.

IB 업계의 시각과는 배치되지만, 결국 금융위가 내놓은 해답은 '원칙적 금지'다.

단순한 모·자회사 구조뿐 아니라, 외감법상 종속회사나 공정거래법상 계열회사로 수직적 지배관계에 있는 회사가 모두 포함된다. 지주사 중심의 지배구조를 갖춰 둔 대기업집단이라면 증손회사까지도 IPO의 길이 원칙적으로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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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예외 조항도 마련해뒀지만, 그야말로 '정성 평가'의 영역이다. 모회사 일반주주의 동의를 받아야 함은 물론이고, 자금 조달이 필요한 계열 회사는 IPO만이 유일한 해법인지를 증명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지배력을 행사하는 모회사, 즉 기존 상장사는 지배주주가 아닌 소액주주의 입장에서 상장의 유불리를 따져 공시해야 한다. 해외 상장도 마찬가지다. 모회사 주주 관점에서 중복상장이 부정적이라면, 실질적으로 추진을 제한하겠다고 못 박았다.

업계에서는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됐다는 위기감이 강하다. 대기업집단은 지난 20여년간 정부 주도로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바꿔왔다. 기업집단의 절반 이상이 지주사 체제인 상황에서, 신산업 진입을 위한 계열사는 가장 강력한 자금조달 카드를 잃게 됐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체제로 밀어 넣은 정부가 자회사의 손발을 자른 것"이라며 "대기업집단도 끊임없이 신산업에 진입해야 하고, 이때 활용되는 전략이 분할 혹은 인수, 자회사 설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 경우 모두에 대해 상장 자체가 금지되면 사실상 신산업을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은 막힐 수밖에 없다"며 "모회사가 대규모 유증을 해서 자금을 대는 방식뿐인데, 지속 가능성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이미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한 문턱도 높아진 상태다. 금감원은 중점 심사 제도를 도입했다. 투자자 권익 보호 유도할 뿐, 유증 성사 여부는 시장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하지만 현장의 체감은 다르다. 사실상 '허가증'을 받는 시스템이라 인식된다.

금융당국은 오는 2분기 중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구체적인 제도 내용을 설계하기로 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제도 구체안이 나오기 전까지 관련 기업의 상장은 '올스톱'될 것이 뻔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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