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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證 '최초 여성 이사' 박경희 돌연 사임…금감원 검사 여파 촉각

2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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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삼성증권 보수 한도 안건 제동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삼성증권 사상 최초의 여성 사내이사인 박경희 WM부문장(부사장)이 임기를 2년이나 남긴 채 이사회를 떠난다. 금융감독원이 박 부문장을 징계 대상으로 사전통보한 사실도 거론되면서 사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증권은 20일 제44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찬우 디지털&연금부문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박경희 사내이사가 이날을 기해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는 데 따른 후임 선임이다.

박 부문장은 지난해 3월 4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임기는 2028년 3월까지였다. 선임 꼭 1년, 임기 만료까지 2년을 남기고 이사회를 떠나게 됐다.

중도 사임 배경으로는 금감원 검사·제재 절차가 거론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4월부터 삼성증권 주요 영업점을 대상으로 내부통제 실태를 점검했다. 투자성향 확인서 허위 기재, 불완전판매 소지, 내부 승인 절차 미준수 등 내부통제 위반 사항이 단발적이 아닌 지속·반복적으로 발생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은 기관 제재로 영업점 일부 정지를, 임원 제재로는 대표이사와 함께 WM부문장인 박경희 부사장을 징계 대상으로 사전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최종 제재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박 부문장이 1년만에 사임하면서 두 사안이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나온다.

박 부문장은 삼성증권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1968년생으로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삼성증권에 경력직으로 입사했다.

SNI 강남파이낸스센터 지점장, 삼성타운금융센터장, SNI전략담당, 채널영업부문장 등을 거치며 2010년 출범한 초고액자산가 전문 서비스 'SNI(Success & Investment)'를 이끈 핵심 공신으로 꼽힌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회사의 두 축이 WM과 디지털인 만큼 두 부문장이 번갈아 사내이사를 맡는 구조"라며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설명대로라면 임기를 채우고 교체하는 게 자연스럽다. WM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사내이사를 역임한 사재훈 전 부문장의 재임 기간은 약 5년 8개월이었다.

박 부문장의 재임 기간은 371일로 삼성증권 역대 사내이사 중 여섯 번째로 짧다. 2018년 유령주식 배당 사고 책임을 지고 128일 만에 물러난 구성훈 전 대표이사, 2024년 말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며 259일 만에 퇴임한 박준규 전 경영지원실장 등이 앞서 있다. 이들 대부분이 사고·계열사 인사 등 이례적 사유로 조기 퇴장했다는 점에서 '순환 보직'이라는 회사 측 설명은 석연치 않다는 시각이 있다.

그의 빈자리는 이찬우 디지털&연금부문장이 채운다. 1970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인 이 부문장은 삼성증권 강남지역본부장과 디지털부문장을 거쳤다. 삼성증권은 "인사·조직 및 리테일 디지털 사업 전문성을 기반으로 회사의 성장과 고객·주주 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선임 이유를 밝혔다.

이번 주총 이후 삼성증권 사내이사는 박종문 대표이사·고영동 경영지원실장·이찬우 디지털&연금부문장의 3인 체제를 유지한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이사 보수한도를 둘러싼 국민연금의 제동도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제5호 의안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반대 투표를 행사한다고 밝혔다. 반대 사유로는 "보수한도 수준이 보수금액에 비추어 과다하다"는 점을 꼽았다. 국민연금 수탁자 책임활동 지침 세부기준 제33조에 근거한 결정이다.

삼성증권은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4명을 포함한 이사 7명의 보수 최고 한도액을 전기와 동일한 115억원으로 상정했다. 반면 지난해 실제 지급된 보수총액은 퇴임 임원 보수액을 포함해도 61억2000만원에 그쳤다. 한도액의 절반 수준(약 53%)에 불과한 실지급액을 고려할 때 115억원이라는 한도가 과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최대주주인 삼성생명 등 법인 주주는 해당 안건에서 의결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보수한도 이외의 안건에는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집중투표제 관련 정관 정비,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 업무집행사원 업무 추가 등 정관 변경 안건과 이찬우 디지털&연금부문장 사내이사 선임, 황이석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의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 모두 찬성 의견을 냈다.

[연합뉴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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