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부진에 2020년 인수한 SiC 웨이퍼 사업 영업권 대거 상각
두산 "가격 협의하는 최종 단계"…M&A에는 지장 없을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두산그룹이 인수를 추진하는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이 지난해 3천억원 가까운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SK실트론은 매년 수천억원의 이익을 안정적으로 기록하던 알짜 회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전기차 시장 부진 탓에 SK실트론이 2020년 인수한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의 영업권을 3천억원 넘게 상각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20일 SK㈜[034730]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실트론의 지난해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액 2조575억원, 순손실 2천936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매출액과 순이익이 각각 2조1천268억원, 2천48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3%로 감소 폭이 크지 않았지만, 순손익은 1년 사이 5천억원 넘게 악화했다. 작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25억원이었는데, 4분기에만 3천5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 2020년 인수한 SiC 웨이퍼 사업의 영업권을 대거 상각했기 때문이라고 SK실트론은 설명했다.
공시에 따르면 SiC 사업을 영위하는 SK실트론의 100% 미국 자회사 SK실트론USA이 보유한 영업권은 2024년 말 3천456억원에서 작년 말 0원이 됐다. SK실트론이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3천300억원의 영업권을 계상하고 있었음을 감안하면 4분기에 이를 사실상 전액 손실 처리한 것으로 추정됐다.
영업권은 다른 기업을 인수할 때 순자산가치를 초과해 지급한 대가로 무형자산 가운데 하나다. 시장 환경 변화 등의 이유로 인수 대상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면 영업권 손상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때 피인수기업이 장부에 기록된 영업권만큼 가치를 창출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면 차액만큼을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
SK실트론은 2020년 2월 미국 듀폰으로부터 SiC 웨이퍼 사업을 4억5천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5천400억원)를 주고 인수했다. SiC 웨이퍼는 전기차용 전력반도체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에 베팅한 선제 투자였다.
그러나 이후 전기차 확산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적자가 지속됐다. 작년 3분기 누적 SK실트론USA는 약 1천600억원의 영업손실을 신고했다.
이번에 발생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SK실트론 지분 거래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SiC 웨이퍼 사업의 부진한 성과는 이미 시장에 알려진 정보였고, 인수를 추진하는 두산 역시 실사를 통해 영업권 상각을 파악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이 지난달 27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두산[000150]은 메리츠증권이 진행한 NDR(논딜 로드쇼)에서 현재 SK실트론 실사를 완료했고, 인수가격을 협의하는 최종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SK실트론 지분 70%를 보유한 SK㈜[034730]는 지난 16일 "세부적인 사항은 우선협상대상자(㈜두산)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SK실트론의 전체 기업가치는 4조~5조원이 거론된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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