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최 회장과 영풍·MBK에 의결권 절반씩 행사…올해 0대3
이사회 감시 기능 강화에 초점…최 회장 선임엔 문제없을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고려아연[010130]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것으로 평가받는 국민연금공단이 작년과 다른 판단을 보여줘 관심을 끌고 있다.
1년 전 정기주총에서 국민연금은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최윤범 회장과 영풍[000670]·MBK파트너스 측 이사 후보에 절반씩 표를 던졌지만, 올해는 최 회장 측 이사 후보를 한 명도 지지하지 않았다.
[출처: 고려아연]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전날 위원회를 열어 오는 24일 고려아연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했다.
먼저 국민연금은 집중투표로 선출할 이사의 수에 대해서는 5인(이사회 안)과 6인(영풍·MBK 안)에 모두 찬성했다. 몇 명을 뽑는지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미다.
주목도가 높은 것은 각 이사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다. 이번에 국민연금은 미국 크루서블JV(합작법인)가 추천한 월터 필드 맥랠런 후보, 영풍·MBK가 추천한 최연석, 최병일, 이선숙 후보 등 4명에게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보유한 의결권 전체 가운데 절반은 월터 필드 맥랠런 후보에게 행사하고, 나머지 절반은 영풍·MBK 추천 후보 3인에게 3분의 1씩 나눠서 행사할 예정이다.
반면 국민연금은 최윤범 회장을 포함한 최 회장 측 이사 후보들에게는 표를 주지 않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사내이사 재선임에 도전하는 최윤범 회장을 비롯해 황덕남, 박병욱 후보에는 미행사, 김보영, 이민호 후보에는 반대를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보도자료에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 등에 해당해 미행사 내지 반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현재 최 회장 측이 장악한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사가 더 많이 필요한 것으로 국민연금이 평가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이어진 상법 개정은 이사회의 견제와 감시 기능 강화, 책임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같은 국민연금의 판단은 작년과 결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최 회장과 영풍·MBK가 이사 선임을 두고 맞붙었던 지난해 3월 주총 때 국민연금은 이사 4인 또는 6인에게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전제로 양쪽 추천 후보 절반씩을 지지했다.
최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최윤범 회장의 이사 선임에 반대 의견을 낸 것도 이번 국민연금의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ISS는 최근 발표한 의안분석 보고서에서 현 경영진이 반대주주의 이사회 장악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저가 신주 발행 시도 등 의심스러운 거버넌스 관행에 연루돼 왔다고 지적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만 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씨 일가가 보유한 지분과 우호 지분을 더하면 28% 안팎으로 추산되는데, 이를 최 회장에게 적절히 분배하면 집중투표로 선임되는 데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최 회장이 이사에서 낙마하면 타격이 큰 만큼 최 회장에게 넉넉한 표를 배분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국민연금이 종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신중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연금은 영풍·MBK가 제안했고 고려아연 이사회가 반대를 권고한 안건들에 모두 찬성했다. 여기에는 신주발행 시 이사의 충실의무 도입, 집행임원제도 도입, 주주총회 의장 변경을 위한 정관 개정과 임원 퇴직금 규정 개정 등이 포함됐다. 이사회가 올린 의안인 재무제표 승인과 개정 상법을 방영한 정관 개정, 이사 보수 한도 승인에도 찬성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hskim@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