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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수도권 밖은 '지방 디스카운트'"…자본시장에 놓인 5극3특 퍼즐

2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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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환경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보니 투자 기회가 적고, 만날 기회가 없습니다"

청와대는 최근 자본시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기업인, 투자자, 학자 등 47명의 전문가가 모여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법에 머리를 맞댔다.

이날 간담회는 평소와 달랐다. 대통령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듣는 방식이 아니라, 참석자들의 발언을 중심에 둔 '경청형 회의'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더 말씀하실 분이 없냐, 오신 김에 모두 말씀하시고 가셔라"라며 계속해서 마이크를 넘겼다.

발언 기회를 잡은 기업인들은 저마다의 고충을 토로했다. 공통으로 지적된 건 자본시장과의 '거리'였다. 지방 기업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지방 디스카운트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물론 지방 기업의 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들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향후 5년간 60조원이 지방 산업에 투입될 예정이고, 정책금융기관들도 올해 100조원 이상의 자금을 지방에 공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느끼는 아쉬움은 여전하다. 문제는 규모가 아닌 '접점' 그 자체다.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서울에 거점을 둔 이상, 기업인과 투자자가 만날 기회 자체가 부족하다.

일부 지방 중심의 엑셀러레이터, 투자기관이 활동 중이나 그 규모는 한정적이다. 기업의 파트너인 증권사 역시 과거 구축했던 지방 IB 거점 조직을 축소하거나 철수한 상태다. 지방 기업들은 불리한 출발선에 서 있다.

이러한 접점 문제는 결국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외부 자본과의 접촉이 제한되면서, 기업문화나 내부통제와 같이 '소프트웨어'적 경쟁력에서도 지역에 따라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IPO 현장을 뛰는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적 단절이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을 가장 선명하게 체감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한 기업이 성숙단계까지 오려면 외부 자본과의 접점이 가장 중요하다"며 "만약 초기단계에서부터 이러한 경험이 없이 회사가 성장한다면, 결국 시장에 노크해야 할 바로 그 순간에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맞닦뜨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들이 코스닥 IPO를 준비하는 지방 기업들"이라며 "이미 성숙 단계에 들어선 지방 기업이 상장 준비를 위해 자문을 시작해도, 실제로 시장 데뷔를 막는 건 질적 심사에 대한 사유들"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자본시장과의 네트워크가 부족한 기업들은 내부통제나 지배구조 이슈를 경험하지 못한 채 성장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투자 유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점검·보완되는 내용들이다.

이 때문에 정작 IPO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려는 시점에 와서야, 특수관계자 거래나 창업주 자금 운용과 같은 문제들이 뒤늦게 드러나는 일이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수도권 기업들이 투자자와의 접촉 속에서 사전에 교정해 온 부분들이, 지방 기업에서는 그대로 남아있는 셈이다.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지역 경제 전반의 성장 구조와도 맞닿아 있는 지점이다. 지방에 상장기업이 늘어난다는 것은 곧 양질의 일자리가 축적되고, 이를 기반으로 생활권과 산업 생태계가 함께 형성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5극3특' 전략에서 자본시장은 산업·일자리·정주 여건을 잇는 연결 고리이자, 지역 성장의 속도를 좌우하는 퍼즐이다.

당국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에서 지방 기업의 상장 유치를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고, 한국거래소도 지방 기업을 대상으로 한 IPO 설명회를 확대하는 등 접점 늘리기에 나선 상태다. (증권부 박경은 기자)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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