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대외 상방 압력 속에서 1,500원대까지 뛴 가운데,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에서 감지되는 신용 불안이 환율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이번 주 달러-원 환율은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1,500원대를 여러 차례 터치했다.
지난 19일에는 1,505.00원에 정규 거래를 시작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GFC) 시기였던 지난 2009년 3월 1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불안한 장세는 외환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에 유가·달러화가 상승한 것은 물론, 신용시장 우려까지 확산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굳어진 분위기다.
이중 사모대출 시장에서 나타나는 불안 징후가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와 유사해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제금융센터의 김선경 책임연구원과 김윤경 채권분석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사모대출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상품 특성, 급격한 성장, 시장 여건, 초기 불안 징후 등 여러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봤다.
특히 금융위기 초기 차주의 부도율이 증가하고, 일부 펀드에서 환매 요청이 이어진 점이 현재 사모대출 시장 상황과 표면적으로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국제금융센터
김선경 연구원은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모니터링하는 1천300개 미국 사모대출 기업들의 지난 12개월간 부도율은 지난해 10월 5.2%에서 올해 1월 5.8%로 증가했다"며 "미국에서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가는 중동 사태로 지난달 말 배럴당 72달대에서 현재 110달러대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모대출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익스포저 범위와 거래상대방 위험, 연계 시장 측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면서도 "고금리ㆍ고유가 등 시장 여건과 초기 불안 징후 측면에서는 유사성이 낮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란 사태로 경기가 둔화하고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어려워진다면, 사모대출 부실이 증가해 하이일드 채권·레버리지론 등 다른 시장으로 (여파가) 확산할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주요 기관들도 유사한 경고를 내놓고 있다.
모하메드 엘 에이런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은 최근 사모대출 시장을 '탄광 속 카나리아'에 비유하며 초기 경고 신호 가능성을 언급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역시 지난 13일 유가 급등과 사모대출 리스크를 근거로 현재 시장 환경이 금융위기 직전과 닮아가고 있다고 봤다.
이처럼 신용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이는 크레딧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심리를 키울 수 있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는 '리스크 오프'(위험회피) 국면에서 더욱 취약하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현재 환율 상승은 중동 리스크와 유가 영향이 크지만, 신용시장 불안까지 겹칠 경우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해 달러 강세 압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상황이 곧바로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와 달리 은행권의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제한돼 있고,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장치도 마련돼 있어 시스템 리스크로의 확산 가능성은 다소 낮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1,500원선을 웃도는 레벨에서는 외환당국 개입 경계감뿐 아니라 수급 측면에서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출회돼 상단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시장의 민감도는 여전히 높은 상태다.
상상인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가격 변동성을 내재한 채 레인지 장세에 진입하고 있다"며 "달러 강세가 유지되는 국면에서 신흥국 증시의 민감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금리의 되돌림 및 하락 안정화가 수반돼야 자산 가격의 상승 모멘텀이 부각될 수 있는데, 미 달러 신뢰를 자극하는 재정 이슈까지 겹쳐있는 상황이므로 복합적 판단이 요구된다"며 "다소 보수적인 투자 스탠스에서 트레이딩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jykim2@yna.co.kr
김지연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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