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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모저모] '상법 꼼수' 사이 돋보이는 현대차

26.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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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1·2·3차 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이후 첫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했다.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신(新) 상법이 아직 전부 시행 중인 것은 아니지만, 기업들은 이번 정기 주총에서 이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오는 26일 주총이 예정된 현대차[005380]의 상정 안건을 살펴보자. 그간 집중투표제를 배제해 온 안건을 폐기하고, 이사 충실 의무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대상을 확대하는 등 신 상법을 선제 반영한 정관 변경안이 대부분이다.

기아[000270], 현대모비스[012330], 현대오토에버[307950]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도 마찬가지다.

법이 강제하는 바를 정관에 담았을 뿐이지만, 다른 주요 기업들의 주총 안건을 살펴보면 현대차가 상대적으로 눈에 띄는 이유가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상법 개정안 통과 후 첫 주총 시즌, 기업들이 신 상법의 효과를 회피하는 안건을 여럿 상정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왔다.

이사 수 정원을 줄이거나, 이사의 임기를 '3년'이 아닌 '3년 내'와 같이 분명하게 정하지 않고 유연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집중투표제 확대로 한 번의 주총에서 여러 명의 이사를 선임할 경우, 소수 주주 측이 특정 이사 후보에 표를 몰아줘서 이사회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기업들이 이를 회피하기 위해 아예 이사 수를 줄여버리거나 이사의 임기가 시차를 두고 만료되게 조정해, 복수의 이사를 한 번에 선임하게 될 가능성을 줄인다고 해석되고 있다.

삼성부터 한화, 효성그룹 등이 이번 주총에서 이사 수를 줄이거나 임기를 유연화하는 정관 변경안을 내놨다.

아예 이사의 자격을 엄격하게 제한한 곳도 있다. 효성은 이번 주총에서 이사의 요건으로 효성 계열사에서 3년 이상 근무, 재임 이사 ⅓ 이상의 추천, 동종업계 5년 이상 근무 등을 추가했다.

'주총 슈퍼위크' 전인 이번 주(16~20일) 주총을 개최한 곳들 중 이처럼 상법의 취지를 우회하려다 국민연금의 반대표를 받아 결국 해당 안이 부결된 기업도 있다.

물론 이사 임기를 유연화하는 것이 모두 시차임기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그룹 일부 계열사는 상법 개정 이전부터 해당 조항을 갖고 있기도 했다. 타이밍과 의도가 투자자의 의심을 사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회사가 제안한 이사의 보수 한도가 과도하거나, 이사 후보가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국민연금의 반대표를 받은 곳들도 이번 주 다수 포착됐다.

지난 17일, 20일 각각 개최된 현대모비스와 기아 주총에선 상법 개정안 반영은 물론이고 이런 이사 보수나 이사 후보의 적절성 측면에서도 무난하게 국민연금의 찬성표를 얻었다.

지금까지의 결과로는 현대차그룹이 시장에서 문제 삼은 안건을 '내지 않음'으로써 상대적으로 돋보이게 된 셈이다.

한편으론 상법 개정안 통과 후 첫 주총 시즌에서 취지를 우회하는 행동이 표준이 되면서, '문제가 없는 안건' 자체가 차별화되는 현실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산업부 윤은별 기자)

ebyun@yna.co.kr

윤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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