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거래소]
(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토요일, 서울은 두 개의 광장으로 나뉘었다. 광화문엔 BTS를 보러 4만여 명이 몰렸고, 여의도공원엔 넥타이 대신 운동화 끈을 동여맨 금융인 7천 명이 모였다. 증권시장 개장 70주년, '2026 불스레이스'를 위해서다.
작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비상 계엄·탄핵 정국에 거래소 전산 먹통까지 겹쳤던 지난해, 정은보 이사장은 "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했다"고 토로했다. 1년이 흘렀다. 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한 뒤 열린 올해 행사장에서 사람들의 발걸음은 눈에 띄게 가벼웠다.
정은보 이사장의 개회사 뒤, 업계 인사들이 무대 위 붉은 상자 양쪽의 줄을 일제히 당겼다. 상자가 열리며 'KOREA PREMIUM'이라는 글자가 펼쳐졌다. "지난 70년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하고 이제 코리아 프리미엄의 길을 시작했다"는 정 이사장의 목소리가 공원을 가득 채웠다.
개회사가 끝나자 출발 신호와 함께 수천 명이 물결처럼 밀려나왔다. 배번호 1번 정 이사장이 선두에서 카메라를 향해 오른손을 번쩍 들어 흔들었고 파란 자켓의 송일국 씨가 한 손을 들어 인사하며 뒤를 따랐다. 전설의 마라토너 이봉주 씨의 가벼운 발걸음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레이스가 펼쳐지는 동안 공원 곳곳의 부스는 저마다의 색으로 존재를 알렸다. 아이돌 팬덤이 응원봉 색깔로 구역을 나누듯, 각 증권사도 컬러 풍선으로 브랜드를 과시했다. 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은 파란색, NH투자증권은 하늘색, KB증권은 노란색, 미래에셋증권은 주황색.
콘텐츠 경쟁도 만만치 않았다. KB증권 솜사탕 기계 앞에는 행사장 최장 아동 대기열이 형성됐고 미래에셋증권은 돗자리와 음식까지 펼쳐 소풍 분위기를 냈다. DB증권엔 '사장네컷' 포토 부스가 마련됐고 삼성증권·삼성선물 '인생은 타이밍' 부스에서는 정확히 10초를 맞추려는 참가자들의 진지한 표정이 웃음을 자아냈다. 하늘색 풍선 아래 놓인 NH투자증권 전광판에는 '코스피 10,000 기원'이라는 문구가 빛났다. "이젠 (5천이 아닌) 1만 기원이 걸렸네"라며 웃음을 짓는 참가자의 표정에 업계의 기대감이 그대로 담겼다.
공원 한복판 에어바운스 위에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마라톤 응원 소리를 압도했다. 이름만 알던 동료의 배우자와 악수를 나누고 처음 만난 아이들이 금세 뒤엉켜 뛰어드는 풍경이 행사장 곳곳에서 펼쳐졌다.
한 증권사 임직원은 "불장이어도 격무에 치여 웃을 새가 없다"며 "이런 날만큼은 여의도 사람들이 다 같이 웃는 걸 볼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날 걷힌 참가비와 후원금 약 2억 원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영등포구·부산 지역 사회복지시설에 기부될 예정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행사를 마친 정 이사장은 취재진과 만났다. 황영기 초록우산재단 회장이 "금투협회장 시절부터 이 행사를 쭉 봐왔는데 이렇게 많은 적은 처음"이라고 하자 정 이사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꼽은 이유는 셋. 마라톤 저변 확대, 맑은 날씨, 그리고 "워낙 장이 좋아서"다.
황 회장이 웃으며 마무리했다. "정은보 이사장이 빨간 옷 입고 다니는 이유가 있어요."
상승장을 상징하는 '빨간색'을 빗댄 농담에 일제히 웃음보가 터졌다.
이날 밤 광화문 광장엔 BTS 팬들의 떼창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보다 앞선 아침, 코리아 프리미엄을 향해 붉은 점퍼를 입고 달린 여의도 '황소(Bull)'들의 질주 역시 그 못지않게 뜨거웠다. (증권부 이규선 전병훈 기자)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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